갤러리를 방문하면서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진 곳이 바로 한국화가 협동조합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이 화가들을 돕기 위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작품이 좋은 작가들을 전국에서 발굴해서 작품 전시를 주기적으로 하고 국내외로 작품 여행을 떠나기도 하면서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기존의 갤러리와는 차별성을 지닌 특별한 곳이다.
화가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있지만, 후원회원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나는 후원회원이다. 별다른 역할 없이 후원금을 보내는 것이 전부지만, 그래도 동참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화가 조합과 인연은 강원도 초등학교에 그림 보내기로 이어지고 화가 조합 작가들의 국내 연수를 강원도에서 하고 그 결과물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강원 풍경전)를 열기도 했다. 강원도 곳곳을 홍보하고 작가들이 강원도를 주제로 작품을 하여 전국 곳곳에서 감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좋다.
강원도 초등학교 ‘학교 안 작은 미술관’ 만들기
화가 조합에서 야심 차게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가 전국 초등학교에 갤러리를 만드는 사업이다. ‘학교 안 작은 미술관’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초등학교에 갤러리를 만들어 아이들이 쉽게 그림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첫 사업을 2020년 강원도에서 시작했다. 강원도내 30개 초등학교에 갤러리를 만들어 그림을 기증한다. 화가 조합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과 판화로 만들어 설치하는 사업이다. 영구 기증이다. 학교마다 수십 점의 작품이 걸린다.
이 사업은 단순히 갤러리를 만들어 주는데 그치지 않고 화가 조합 작가들이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그림 수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로 연말에 조합 작가들과 전시회도 개최한다. 아이들에게 상상의 꿈을 심어준다. 2020년에 평화지역(접경지역) 초등학교 10곳에 갤러리를 설치하고 아이들과 화가들의 합동전시회를 열었다.
2021년에는 20곳의 학교(탄광지역 등)에 갤러리가 만들어지고 아이들의 미술수업이 있었다. 11.23~12.5일에는 춘천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1000여 명의 학생들과 22명의 작가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어린이&화가, 행복한 그림전)
그림을 좋아하고 자주 갤러리를 방문하면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 사업은 가장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게 만든 사건이다. 이러한 사업 과정에 나 자신이 조그만 역할이나마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림과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학교 안 작은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애쓴 작가와 쿱 이사진들, 후원자, 그리고 강원도 교육청과 학교 선생님, 강원도청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 내었다.
이런 것이 바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 그림 한 점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더욱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에 무엇보다 소중하다. 나의 희망은 앞으로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초·중·고등학교에 갤러리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으면 하는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가꾸고 만들어보는 기회가 늘어남으로써 그들의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되어 주리가 믿는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큰 소통 공간이다.
이 사업은 내년도에는 경북 지역 학교를 진행한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고 나면 전국은 새로운 물결을 몰고 올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자라고 갤러리가 있는 학교는 더 늘어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 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역문화의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