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술 잡지에 실린 사진 한 장이 주는 메시지에 한참을 생각했다. 외국 거리의 벽보 사진-"문화에는 휴가가 없다" -이었는데 코로나 19로 사회 봉쇄와 문화기관 영업정지에 대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우리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사진; 월간미술 2021년10월호, 149쪽 촬영
코로나 방역조치로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들도 문을 닫으면서 그 피해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문을 닫으면서 입장료와 수익 시설인 매장, 카페 운영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인원 해고도 이어졌다. 일부 민간 시설들은 후원금이 끊겨 문을 닫을 판이라고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피해는 확산되고 있다." 이것이 언론에 일반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2020년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19는 어느때 보다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시설은 경영 문제로, 예술가는 창작과 생계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와 함께 사람들은 정서적 문화욕구를 해소할 공간을 잃었다. 힘들 때 위로가 되어 줄 문화예술이 위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같이 회피해 버린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필요할 때 옆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위로받고자 했던 사람들은 기댈 수 있는 곳을 잃었고 정서적 공황을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미술관과 박물관 같은 문화시설들은 사립과 공립을 막론하고 방역이라는 이름하에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한 시기에 문을 닫았고 외면한 꼴이 되었다. 문화와 예술이 주는 그 가치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질병이라는 외형적 문제보다 정서적 문제가 더 클 수 있음을 잊은듯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과 함께 정서적 문제 해소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 것이다. 위기를 겪으면서 문화예술의 빈곤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의무를 만들었다.
기존의 대규모 전시 관행을바꾸는것이다. 이미 일부는 코로나의 장기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기존의 박물관 미술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그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점점 더 커가고 있다. 우리는 기존의 아날로그 시스템과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관객들이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에는 휴가가 없다"는 외국 벽보의 문구처럼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전시방법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새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