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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Apr 29. 2022

봄 색으로 즐기는 예술

아름다운 색 변화를 통해 봄이 왔음을 안다. 봄은 색채의 마술사다. 아름다운 형태의 색채를 통해 그 내면적 본질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바로 색이 지닌 힘이다. ‘추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실리 칸딘스키는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색이 인간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봄은 움츠러든 마음을 활짝 열게 한다. 시각적으로 받아들인 형태의 변화가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숨죽였던 2년의 긴 잠에서 깨어난 도심에는 거리공연이 열리기 시작했고 무대에는 연기자들의 긴 호흡이 느껴진다. 미술 전시장은 호황이라는 이름으로 관심 가득한 봄이다. 다양한 공간에서 여러 문화예술 활동이 기지개를 켜가고 있다.     


얼마 전 발레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장 객석이 가득 찼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무대 위 발레리나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몸놀림은 연신 손뼉을 치게 했고 그 호흡을 따라 내 마음도 무대를 달리고 있다. 그 순간 에드가 드가Edgar Degas가 열심히 담아낸 무용수 그림이 바로 이런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닐까 하는 회상에 젖어 보았다. 옆자리에 앉은 아이 눈에는 저 발레리나 모습이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함께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지 않을까. 장면이 바뀔 때마다 고사리손으로 치는 손뼉 소리가 커져가고 와~와~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아이가 몰입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이 순간 아이의 꿈은 드가 같은 화가일까? 무대 위의 발레리나일까?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예술 전시/공연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하나의 주제를 통해 공통된 관심과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이해와 공감이다.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을 접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자식으로 이어지며 선순환의 역할을 이어간다. 그렇게 자란 아이, 부모는 문화와 예술이 일상생활 속 하나로 담겨있게 된다. 그리고 주변으로 확산하는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 수학 문제 하나를 더 풀고 영어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술학원을 보내고 음악학원을 아무리 열심히 보내도 의무감에 할 수 없이 머리로만 배우는 예술은 의미가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학원으로 오가는 일상에서 아이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 외우고 배워 지식으로 쌓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즐기며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양한 색을 지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된다. 이웃과 공감하고 나누는 삶의 가치를 지닌다.        

  

따뜻한 봄날, 세상이 다양한 색감으로 변하며 시각을 통해 마음을 울릴 때 우리는 그 감정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봄의 색이 완연히 굳어지는 5월이 되면 어린이날, 어버이날이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자녀는 부모님을 위해 미술관으로, 공연장으로 떠나보자. 우리 마음에 어떤 색을 담을지 궁금해 하여 보자. 파랑, 노랑, 빨강, 초록, 연둣빛 색을 찾아 떠나보자. 자연이 만든 색과 내 마음에 칠한 색을 섞어보자. 오늘 내 마음의 감정은 어떤 색으로 표현될까.



* 20220411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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