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참 좋은 계절이다. 어디든 다 아름답고 예쁘다. 색감이 주는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기다. 5월 어린이날에 팝아트 작품 전시장을 찾았다.
차 한잔 마시고 한껏 봄을 즐기며 찾은 전시장은 조금 한산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작가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작가가 직장동료 가족이라 일부러 시간 맞추어 나와 준 것이다. 고마운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은 의미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시에 관객과 작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했더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더욱이 어린이날이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 하나 정도라도 이벤트를 만들었으면 더 많은 관객과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그런 기회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기획에 반영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
(스캇, Scoot) 한창우 작가는 트라이앵글 모던 팝 아티스트다. 캔버스에 출력하여 작품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점과 선에서 시작하여 면이 된다. 삼각형은 날카로운 점을 가지고 있지만 점과 점이 만날 때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모든 사물의 시작점이자 끝으로 갈 수 있는 분수를 지닌 삼각형이 지닌 조형성이라고 하겠다.
그가 그리는 삼각 도형은 구상이지만 추상이다. 구상 같은 추상이 더 어울리겠다. 삼각형이 모여 사각을 이루고 돛단배를 만들고 바람개비를 만들고 성을 알리는 깃발이 되기도 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 원색으로 대비되는 삼각형이 사각을 이루며 이야기를 만든다. 각각의 삼각이 사각을 이루고 크고 작은 삼각이 모여 원을 만든다. 그 조각의 파편들은 돛단배를 만들고 호랑이와 도깨비를 만들며 상상을 자극한다. 그의 작품은 결국 많은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최종적으로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시 엽서, 권세
단순하게 표현된 디자인을 통해 관객이 상상과 호감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전시장에서 그냥 바라보면 텅 비어 있는 듯한 공간이 작품 앞에서 하나씩 바라보고 전체를 스크린 하듯 둘러보면 작가의 이야기가 들린다. 하나의 삼각이 모여 사각과 원을 만들듯이 떨어뜨려 배열한 9 작품들을 선으로 연결하면 작품의 주제가 완성된다.
팝아트 작품이 주는 재미를 여기서 찾을 수 있는 듯싶다. 각자의 해석으로 보는 즐거움이다. 형태가 있는 듯 하지만 없는, 그러나 채색된 이미지의 형태를 통해 작가가 지향하는 방향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모양과 색감, 의미의 전달까지 제로 관점에서 바라보는 즐거움이 바로 예술이 주는 행복이다.
함께 둘러보던 지인은 그의 작품을 보면서 피타고라스의 음률을 떠올렸다. 음악의 순정률을 그의 작품 속 삼각형에 대입하여 그 비율을 바라보았다. 작가가 말하는 조각조각 끊어진 Fractus(조각구름)는 자연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것이 반복되는 프렉탈(fractal) 구조와 같은 맥락에서 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작품을 통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사실들과 거짓을 찾아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작가가 붙인 제목과 주제의 스토리를 관객이 재해석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이 작품이 주는 행복이다. 작가가 마지막까지 추구하는 목적지를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한창우 작가는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 작업을 했다. 많은 작업을 했던 작가의 경험이 NFT를 통해서도 새로운 판로 창구를 찾아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비전 있는 작업을 기대할 수 있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