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Oct 07. 2022

도시재생을 통한 예술과 도시의 접목

주민 삶과 연결되어야 한다.

획일화된 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국에서 문화와 예술을 도시재생과 접목하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아주 부분적이지만 자생적인 시도에서 지자체 차원의 움직임까지 조금씩 확대되어 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효과의 파급은 부분적으로  미미 한듯하다. 지역의 골목을 아트와 연계한 마을 되살리기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졌지만, 일부분을 단장하여 그 효과를 내려는 과장된 행동들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것은 외형적 모습만을 카피해서 만들어내는 보여주기 식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주민들의 삶 자체가 예술이다.


도시의 예술은 주민들 생활과 다른 것이 아닌 삶 그 자체가 예술이다. 그 삶을 어떻게 외부로 표출하고 가꾸어 나가는가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만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다. 그렇기에 도시와 예술은 행정과 주민이 하나가 되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도적 여건과 예산, 그리고 도시계획에 있어서까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가교를 만들고 또 미래를 내다보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 가치 창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을 도시에 접목하는 것이다. 도시 설계에서부터 건물 하나를 짓고, 축제하며 음식을 파는 행위까지다. 모든 것이 그 지역의 문화, 삶이 녹아있게 함으로써 지역 주민 스스로 먼저 예술에 대한 이해와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아닌 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더 풍족하고 아름답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을 통한 부수적인 결과가 바로 지역의 발전이 되고 생산적인 경제 산업으로 커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놓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식 문화예술 도시를 구상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 그 가치를 잃어버리고 흥미 없는 존재가치로 떨어져 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들은 주민들의 꿈과 이상을 포장해야


가치 있는 삶은 현재의 자기에 만족하고 주변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도시와 예술이라는 화두를 통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지역의 에너지를 끌어내고 연결하는 중간 고리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예술가가 단순한 참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연결고리를 위한 행위의 선봉자 先鋒者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생각을 찾아내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다시 포장하고 걸러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지역만이 지닌 새로운 공간을 가꾸어 낼 수 있다. 그것은 도시의 지속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계속 변화하는 지역의 생태계를 문화와 예술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살려 나가는 것이다.


춘천시에서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추진했던 예술가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활동인 '일당백 리턴즈' 사업은 지역을 대상으로 관심사를 이끌어 내는 사업이다. 예를 들어 예정 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무작정 최종 종착지까지 가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그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공감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 나가는 방법에 있어 좋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문화고 예술이며 그들의 터전 자체가 캔버스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가 하는 것은 주민들의 참여와 호응이다. 그 관심을 토대로 그 지역이 지닌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예술가라면 도시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문화예술이 새롭게 만들어 내는 창조물이 아니듯이 도시 재생은 낡고 불편한 것을 없애고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지역이 지니고 있는 힘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기존의 질서를 다시 정비하고 멈추어 있는 것을 다시 움직이게 하며 낡은 것은 시간의 흐름으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도시재생과 문화도시 사업은 융합하여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을 토대로 한 도시 재생을 추구하여야 한다. 여기에 지역의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이 연결되어 단기적인 성과가 어우러질 때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지역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고 발굴하며 확산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것과 접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이 도시 재생이고 문화도시를 만드는 이유다. 그 중심에는 지역 주민들의 삶이 있다.

        



* 20170721 글 수정 옮김

매거진의 이전글 지역의 빈 건물 작가 아트공간으로 만들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