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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14. 2022

공간에 맞는 그림이 따로 있다.

어울림이다.

     

그림도 각자의 공간에 맞는 것이 따로 있다. 호텔, 병원, 학교, 관공서, 가정집 등 그 공간이 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그곳에 설치될 그림도 달라져야 한다. 그것이 그 공간이 장악하고 있는 힘이다. 우리는 때로 비싼 그림이 좋고 비싼 그림을 걸어야 모양새가 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것은 과시욕이다.


집에 거는 그림을 아무것이나 걸 수는 없지 않겠는가? 비싸다고 또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어서.... 그것은 아주 많이 잘못된 사랑이다. 작품은 그 환경과 어울려야 하고 감상자가 좋아해야 한다. 그것이 그 공간에 가장 최적화된 그림이다.


명화名畫라고 해서 거실에 누드 그림을 걸어 놓거나 초상화를 걸어 놓을 수 있을까? 작품성으로서는 좋은 작품이지만 그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매우 비싸고 유명하다. 그렇다고 그 그림을 침실에 걸 수 있을까. 아프고 슬픔이 가득했던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 작품성과 유명세와는 별개로 그의 작품은 그 시대의 상징으로 우리들 삶의 한 부분을 말해주고 있다. 그 상징적 작품성으로서의 가치를 느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작품을 고르면서 그 작품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가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얼마나 비싸고 얼마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인가에 관심이 쏠리곤 한다. 감상보다는 작품을 돈으로 생각하기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


작품을 어디에 걸고자 할 경우 이를 설명해주는 부분도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 적어도 모조품 그림을 사서 거실을 장식하는 것보다는 진품 한 점을 사서 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어떤 그림이 나와 내 가족, 내 사무실에 어울리는지 먼저 생각해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문이 조금씩 늘어나면 어느 순간 그림도 일반 대중 속으로 스며들어 갈 것이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내가 원하는 공간에 어울리는 그림을 찾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림이 제대로 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공간의 작품은 그 가치조차 잃어버린다. 그림의 가치를 지키고 찾는 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 20170725 글 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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