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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04. 2022

그림, 가치 비교의 기준

나의 선택, 재화와 예술

    

내 생에 처음 그린 그림은 언젠가 처음 쥔 연필로 어딘가에 그린 삐뚤삐뚤 줄 긋기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말을 들었겠지요.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미술 시간에 배운 그림은 내가 그리기보다 누군가 그려놓은 작품을 보며 작가의 이름과 연대를 외우고 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림은 진실 멀리 있지 않았는데 교육이라는 것이 그림을 멀리하게 만들어 버렸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내가 그리기에 한계를 느끼는 순간 보는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림을 보는 즐거움은 학창 시절의 외워야 하는 곤욕이 없기에 내가 보고 싶은 데로 보면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작품 한 점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이 생애의 첫 작품 구매로 다른 인생(삶)을 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누군가의 작품을 엄청난 재화를 투자해 나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힘든 노동을 통해 번 돈이기에 그 가치와 작품을 교환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항상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는 후한 마음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어쩌면 영원히 살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림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지닌 돈 가치와 그림 가치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 첫 작품을 구매했다는 것은 다음에도 구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 놓았기 때문입니다. 가치의 판단이 돈이 아니라 다른 것에 찾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은 돈으로서의 가치 판단이 아니라 자신이 얻는 행복을 생각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내가 얻는 것이 많다면 그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그것이 내 노동의 대가일지라도 그 노동을 통해 더 새로운 것을 얻을 가능성을 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는 결국 상대방과 비교가 아닌 자신의 비교 가치 기준에 달려있습니다.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놓는가에 따라 언제나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생애의 첫 그림이 나와 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 아는 것은 자신 뿐입니다.  



* 대문사진; 춘천 MBC 현대미술조각전, 2022년

*20170106 글을 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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