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을 집에 건다는 것은
나의 숨겨져 있던 모습을 찾는 것이다.
희망이라는 이름이 떠오르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눈앞에 드러나는 것이다.
모피를 벗고
악어가죽 가방을 던지고
양가죽 구두를 벗고
태생 그대로 내 모습을 보는 것이며
내 겉모습에 가려져 버린
속살을 드러내 바라보는 것이다.
한 점이 두 점이 되고
두 점이 열 점으로 바뀌는 순간순간
나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가 만들어 준 마당을 통해
들판에 쌓인 곡식을 내 창고로 옮기는 과정이다.
그림은 누군가 인생이자
내 인생이 되기도 한다.
몸이 늙어가며 바뀌는 그 순간
내 사고도 바뀌어 가기 때문이다.
아침, 저녁
한 점 그림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의 수많은 지식 정보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림을 통해 작가와 이야기하고
세상과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운다.
* 대문사진: ITX청춘열차 내 홍보영상 풍경
* 2012.2.7 블로그 글 수정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