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사람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선입견과 고정관념
그림을 좋아하는데 그 작가를 만나기는 어렵다.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고 혹시 작가를 만나더라도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이것은 꽤 오랫동안 작가들을 만나 오면서 아직도 조금은 어색한 나의 마음이기도 하다. 왜 화가가 어려운 대상일까? 아마도 화가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자기 세계에서 살아가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선입견이다. 다른 하나는 대부분이 그림을 자주 접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에게 그림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아는 체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화가를 만나면 작품을 사야 하는가 하는 걱정의 고정관념도 있다. 그냥 그림을 보러 왔다고 하면 이상한 것으로 보일까 하는 먹먹한 마음이다. 선 듯 화실을 방문하기 어렵고 전시장을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것 또한 그동안의 관행으로 생각되던 것들이 원인이다. 전시장을 찾아도 화가의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품팔이로 나온 작가만이 가득한 공간에 평소 왕래가 없던 사람이 참석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선입견과 관행을 파괴하고 작가와 관객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관객과 화가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여기에 물음을 던져야 한다. 전시장에 관객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쩌면 화가의 도록이나 엽서를 구매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입장권을 사서 본다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이미 많이 실행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전시회 도록에 화가의 작품에 대한 관객의 감상 글을 싣고 SNS 등을 활용하여 관객을 초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작가가 전시회 기간 중 관객을 대상으로 별도의 작품 설명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특정 시간을 정해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관객들이 쉽게 작품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작품을 큰 무리 없는 범위에서 살 수 있도록 스케치나 소품을 같이 판매하는 것이다. 큰 작품에 부담감을 느끼는 관객에게 있어 소품은 매우 귀한 소장품이 될 것이다. 또한 어려움이 있지만, 화가의 화실을 공개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사전에 예약하고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스스로 마케팅도 잘해야 하는 시대다. sns를 통해 판매되는 작품이 소품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버려야 한다. 지금도 크고 작은 다양한 작품이 거래되고 있다.
작가의 삶의 철학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각의 직업, 그 내면을 보여주려 할 때 어떻게 보이고 표현하려 할까. 예술가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개성이 강하다. 자기주장이 강하다. 남들과 타협하지 않는다. 때로는 그것을 똘끼라고도 하고 독특하다고도 하고 천재라고 한다. 한때 예술가는 줄담배를 피고 머리를 기르고 턱수염을 기르고 옷을 무대의상처럼 화려하게 입거나 단벌신사로 떠올리기도 했다. 이것은 알든 모르든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이다. 이렇게 보이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작품을 하면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성향이다. 단체보다는 개인작업이 많고 평소엔 혼자 독립적인 공간에서 자신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괴짜와 작품은 비례할까. 요즘도 어느 순간 개성 강한 모습의 사람을 만나면 무엇을 업으로 할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려 하는 것인지 그렇게 하면 멋져 보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외형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작가는 개성이 없으면 작품이 나올 수 없다.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 개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겉모습이 특이하다고 개성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개성은 내면이다. 치열하게 가꾸고 쌓은 내공이다. 그 밑받침이 작품 완성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작품 활동을 하는 많은 작가들은 다양한 방면에 지식을 지니지고 있다. 자신의 작품 활동을 위한 밑바탕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작품이 발전하고 지속될 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자기 자신과 싸움이라 할 것이다.
어쩌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의 고뇌 또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련의 과정이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예술은 특별한 것, 나와는 다른 것이기에 그 인물조차 내가 다가가기에는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때로 그 천재성이 괴짜로 보일 테고 말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개성이다. 나만 가지고 있는 우수성, 존재감이다. 왜, 예술가는 특별하고 괴짜로 보일까. 보이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다. 외면으로 보이는 모습뿐 아니라 그들이 지니고 있는 내면의 강한 모습을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