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실을 방문해 본 적 있는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업실을 가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반 대중에게는 그리 기회가 많지 않다. 한 작가의 작품을 자주 보거나, 작가를 가끔 만나게 되면 작가의 작업실이 궁금해진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작업을 하고 있을까. 작품이 얼마나 많을까.... 등. 궁금증 가득한 마음으로 화실을 방문한다. 전시장에서 본 작가의 작품보다 화실에서 본 작품이 더 마음에 든다.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았다는 자기만족에 의한 환영幻影 같은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화실을 개방한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고 작업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화실을 개방함으로써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우군으로 끌어 들일 수 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탕과 같다. 작가에게는 애호가와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애호가의 입장에서도 작가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가를 통해 작품의 제작 의도와 그간의 작품과정을 직접 보는 기회가 됨으로써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화가의 작업실은 신비한 공간이다. 모든 것이 처음 대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화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지닌 신비주의 같은 매력에 의해 작가는 더 높이 보이고 작품의 가치는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독립된 작업공간을 지니지 못한 채 작업을 하는 관계로 그런 기회는 일부 소수만이 지니기도 한다.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 과정을 구축하고 나서야 공개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작품수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작가들의 화실을 탐방하는 그런 프로그램도 공공연하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화가와 애호가의 니즈를 제대로 연결할 수 있다면 좋은 시도가 될듯하다. 만남이란 언제나 즐겁고 흥미진진한 순간이다. 작가의 전 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화실 탐방은 바로 그런 희귀한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매력을 가진다. 화실방문은 어쩌면 단편적인 작가의 모습을 완벽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작품을 통해 보이던 그 모습과 제작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가끔 화실을 방문한 글을 볼 때마다 현장에 같이 갔다 온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궁금증 때문이다. 작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까. 작업하는 작가의 모습은 어떨까. 애호가로서 받는 호기심은 강력한 팬심이다. 사랑이다. 그런 기회가 확대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호기심 많은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작가의 화실을 탐방한다는 것은 신비로운 여행코스와 다름없을 것이다.
20160324 글 수정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