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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n 17. 2022

인생은 해학이다. 이명순 작가

추억도 즐거워야

자유로움이란 참 좋은 것이다. 육체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자유의 자유로움이다.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지속적으로 가지고 간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에 의해 시간에 의해 우리는 수없이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그런 가운데 옛 추억의 파편을 해학적으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이명순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다 하나의 작품으로 역었다. 기억의 저편에 파편 같은 부분을 살며시 던저 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실타래 풀려나가듯 이야기는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관객은 주체가 된다. 즐거움이다. 타인의 이야기지만 나의 이야기 같은 웃음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으로 캔버스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씩 담았다.


작품에는 골판지 위에  아크릴과 천조각, 종이테이프 등 다양한 재료 붙어 있다. 사람 형상의 얼굴과 눈은 재활용품을 사용하여 붙이고 칠하고 하였다. 밋밋한 작품을 생각했다가 파격적인 작품에 조금 얼떨떨하다. 기존 회화의 개념을 벗어난 재료가 주는 재미, 의아함 같은 것으로 일단은 시선을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


작품은  작가가 겪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도 있고 아버지의 모습도 있고 내가 꿈꾸었던 어느 시절의 추억도 담겨 있다. 그림은 익살스럽고 해학적이다. 사람의 얼굴은 균형이 사라지고 귀 입이 어디에 붙었는지 이상하리만큼 엉뚱하다. 생각의 자유만큼 작품은 자유로운 그림이 되었다.


작품의 색도 원색과 혼합색이 섞이어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는 원색이 어울리고 때로는 핑크빛 사랑 같은 혼합색이 주의를 끈다. 색상의 변화무쌍함이 작품의 정체성과 재미를 알아가는데 한몫하고 있다. 은은한 무게감과 가벼움, 그리고 색을 통한 활기가 작품을 지배한다.


작가가 구상하는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의도하던 안 하던 작가는 관객을 자신의 작품 안으로 완벽하게 끌어들인다. 자의적 해석을 전제로 작품을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품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작가가 의도하는 작품의 방향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복잡한 시각을 주 단순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지닌 듯싶다. 인간 군상의 다양한 표정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 기술은 어린아이가 표현해 내는 솔직 담백한 사실적이고 직접적 표현이다. 그런 표현이 해학적이면서 아픔과 슬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품 설명 때 느껴지는 작가의 열정이 그림에서도 보인다.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림은 우리 삶 한 부분들 이기에 더 정겹고 즐거운 것이다. 삶의 이야기를 간결하게 드러내고 치유한다. 무거운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가 익살스럽게 다가온다.





* 사진 : 2022년3월 아트버스 카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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