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림을 보러 다니고 작품을 구입했을 때는 아내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 혼자 전시장을 찾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구입했다. 주말의 대부분도 혼자 다니니 어느 날 전시장을 같이 가자고 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본인이 좋아서가 아니라 또 다른 작품을 살까 봐 걱정되어서였다고 한다.
아내가 없을 때 내가 그림을 들고 들어가면 아이들이 엄마에게 일렀던 것이다. 아빠가 오늘 그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고.... 사실 그 그림은 한참이 지나서 가족에게 공개가 되었으니 오해가 생길만했다.
그 이후 전시장 나들이와 그림 구입은 가능하면 같이 다니고 있다. 불만이 있어도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고 함께 즐기는 수준이 되었다. 작품 구매를 같이 논의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즉흥적인 구매도 줄었다.
요즘 아내가 자주 하는 말 “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비엔날레나 전시회를 함께 다니니 가족여행이 따로 없는 듯하다. 나들이 겸 갤러리를 둘러보고 차 한잔 마시는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따로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어디 여행을 가면 그곳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찾아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다른 일 보다 훨씬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시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