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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Sep 01. 2022

금강산 기암절벽, 선우영(북한) 작가


금강산,        

신선들이 산다고 하여 여름에는 봉래산蓬萊山,

나무들이 온통 붉게 물드는 가을에는 풍악산楓嶽山,

낙엽이 져서 나무들과 기암괴석이 헐벗은 모습을 드러내고 거기에 흰 눈이 내려 눈부시게 눈꽃으로 단장하는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설봉산(雪峰山)이라고 부른다는 곳.


줄기가 흐르고 흘러 수많은 봉우리를 만들어 1만 2000봉을 이룬다는 금강산 金剛山이다. 이 아름다운 금강산이 북한 화가들의 작품 속에 수없이 등장한다. 어느 누가 그렸는지를 따지지 않아도 금방 산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에 젖게 만드는 것이 금강산 풍경이다.


이 작품은 그 금강산 중에서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는 외금강. 그중에서도 만물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만물상이 아닐까 한다. 작가는 이미 금강산의 어느 한 곳,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 보고 있다.


인간의 머리 위에 흘러가던 구름이 어느새 발아래에 놓이고 금방 스치듯 지나온 봉우리들이 구름에 반쯤 드리운 체 모습을 감추었다. 순식간에 몰려오고 몰려가는 구름의 모습에 잠깐씩 드러나는 눈앞의 봉우리는 절경 그 자체다.


바로 앞에 환히 보이는 바위 앞쪽에도 분명 날카로운 봉우리가 있었건만 흰 구름만이 놓여있고 건너편 산자락은 아예 구름에 갇혀 절경의 희뿌연 모습만이 그곳에 산이 있음을 말해준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절벽 위의 소나무는 이슬만 먹고 사는가? 구름이 와서 이야기하고 바람이 와서 쓰다듬으니 그 모습 푸르고 아름답다.

누가 이곳에 올랐을까.


내 눈에 보이는 이 절경을 또 다른 이 누가 볼 수 있으랴. 마음에 머리에 담긴 풍경은 붓끝을 통해 다시금 세인들의 앞에 드러나니 금강산을 가보지 않은 이가 금강산에 다녀 온이 보다 더 자세히 절경을 설명한다. 가히 신선이 머무는 곳이라 하지 않겠는가.


기암절벽의 대부분이 구름에 가려 있음은 작가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의 제한에 대한 숨어 있는 자신의 모습, 현실 속의 울적함을 감추어 냈을 수도 있으며, 수직 절벽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이 이만 큼 높이 있음을 드러낸 감정의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금강산 기암절벽, 선우영(북한),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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