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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Sep 20. 2022

백두산, 유흥섭(북한) 작가

웅장하다

   

백두산, 약 38호, 유화, 유흥섭



백두산은 높이 2,75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단순히 높다는 의미보다는 우리 민족에 있어서는 영산으로 정신적인 지주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그 의미가 훼손(?)되어가는 듯하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곳이다. 그 백두산의 풍경이 북한 화가들에 의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우리 앞에 드러난다.


결코, 인간의 걸음으로 볼 수 없을 듯한 모습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백두산에 올랐지만 진정 볼 수 있는 것은 그 한 부분에 그치지 않으며 그 느낌 또한 감동과 순간의 기억에 머무르는 것은 아닐까. 거대한 밀림을 보고, 운무에 뒤덮인 호수는 인간의 눈으로 다 담기에는 너무나 크고 넓지 않은가.


백두대간을 물들이며 남南쪽으로 내려가는 오색단풍五色丹楓의 물결처럼 그 아름다움은 결코 가까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 발치 멀어져 바라보아야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유흥섭의 백두산에는 그런 가을의 정취가 담겼다. 저 멀리 아련히 바라보이는 백두의 모습은 이미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내가 발을 들여놓고 있는 이곳이다.


작가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한 백두산은 그래서 더 아름답고 웅장해 보인다. 그의 사물 표현은 날카로운 듯 선명한 선으로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특성을 지녔다. 시원하게 쭉 뻗어 솟아오른 나무, 산과 하늘의 경계가 닿아있는 듯한 묘사와 가을 풍경의 화사한 모습이 비친 강물의 빛깔은 비단을 덮은 듯 영롱하다.


저 멀리 열차가 지나가고 굽이길을 돌아서는 버스의 모습처럼 세세하면서도 자세한 묘사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인해 원. 근경의 풍경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선명하게 나타난다. 북한 작가들이 지닌 각자의 주요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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