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오늘도 피고 있다.
아파트 돌계단을 내려서는 화단에 구절초가 피어있다.
작년 이때쯤인가부터 피기 시작하던 꽃이다.
아파트 관리소에서 심었겠지만
왜 이 꽃을 선택했는지 알 수는 없다.
구절초는 여름 내내 파란 잎만 틔우고 있다.
풀인지 꽃인지 구분도 안 가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 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다가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긴 꽃대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다른 풀들이 시들어 갈 때
이렇게 남아있다는 모습을 보인다.
꽃대가 자라는 시간이 언제인지도 모른다.
하루가 지나고 나면 삐죽이 솟아있다.
오늘에서야 꽃을 보이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꽃잎을 흔든다. 나 여기 있어요!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가을에도 피어남을 새삼 즐긴다. 상쾌한 아침이다.
☞ 분명 방안에는 꽃이 없어야 하는데 꽃이 피었다.
화병이라는 꽃밭에 꽃이 가득하다.
일상-생성, 8F, 2007년, 김석중
고급스러운 비단 보자기가
테이블을 감싼 듯
매력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손잡이가 있는 화병의
화려한 듯 투박한 듯
모습과 대조되어 담긴
꽃의 조화로움이
은은히 달빛을 머금은 듯하다.
꽃향기 가득한
저 공간을 누가마다 할 것인가.
평화로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