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ㅁㅁ 영화감독이 준 사과입니다. 근처에 갔다가 작업실에 들렸더니 나오는 길에 손에 안겨준 사과입니다. 주머니에 고이 넣고 사무실에 와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색깔이 예뻐서 먹지 못하고 그냥 놓아두었습니다.
아주 작은 사과 하나가 주는 멋이 좋습니다. 나무에 달려있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가을이기에 더 크게 다가오겠지요.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과가 너무 커도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고 너무 작으면 먹을 것이 없지요. 그렇지만 이 사과는 작은데 작은 것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마도 색감이 주는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전등에 비치는 사과는 그냥 바라봐도 반짝입니다. 먹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동안이나 빛날까요. 언제까지 나는 지켜줄수있을까요. 그 반짝임의 속삭임을 감당하지 못해 처리할수 있습니다. 이 사과를 보니 사과가 그려진 그림이 생각나네요. 화가가 표현하는 사과는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사과 같지않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일이라는 것에서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풍족한 마음이 일도록 합니다. 색을 통해 기분을 전환시켜버립니다. 이브의 사과가 부끄러움을 알게 만들었듯이 예술을 통해 바라보는 사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합니다. 가슴을 충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사과들도 많지요. 사과그림으로 유명하신 작가분들도 있고.볼 때마다 풍성하고 여유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특히 가을에는 더 멋있게 보입니다. 사과 작품을 한 곳에 모아 보았습니다. 한 세기 전의 사과와 오늘 현재의 사과라고 해야 하나요. 같은 사과이지만 느낌은 조금씩 다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