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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08. 2022

명화 속 거리 풍경 즐기기

거리는 삶의 모습이다.

그림 속 풍경은 사실이든 아니든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 1800년대의 풍경을 바라보며 지금의 관점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지금이라는 현재가 과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유럽의 거리는 당시의 모습이 조금만 변했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과거의 흔적인 명화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추측하고 그들의 삶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거리 모습은 시대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현재의 관점이 아닌 당시의 관점으로 또 현재와 비교하며 바라보는 즐거움 또한 큰 것입니다. 아래 두 작품을 보면서 당시의 거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 봅니다.



01.

1893, The Place du Havre, Paris, Camille Pissarro


이 작품은 1893년 초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몇 주 동안 머물렀던 파리의 호텔 가르니에(Hôtel Garnier) 창밖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화려한 건물과 복잡한 거리 풍경은 한눈에 번화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교통수단인 마차와 사람들이 엉켜있는 풍경은 그야말로 번화한 도시의 상징입니다.


거리 가로등까지 화려하게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밤에도 많은 왕래가 이루어지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오른쪽 건물 앞쪽에는 수많은 인파가 보입니다. 아마도 거리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물이겠지요. 작가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거리는 엄청 시끌벅적하게 움직이는 아침나절의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마차 소리와 사람들의 소음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겠지요. 도시인의 삶의 한 장면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합니다.


어느 시기나 사람들의 삶은 항상 바빴다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을 위해 그랬을까요. 돈이라는 매개체가 가장 강했겠지요. 부富를 통해 이루려는 것들이 워낙 많으니 말이지요. 부와 권력이라는 것은 과거나 현재까지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가장 강력한 존재 가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02.

1886, Place de la Trinité, Paris, Jean François Raffaëlli


이 그림은 위쪽 그림보다는 몇 년 전의 장면인데요. 높은 건물과 사람들의 왕래가 보이지만 위쪽 거리만큼 붐비지 않는 듯한 모습입니다.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위쪽 작품이 거리 전체를 관조적으로 바라보았다면 이 작품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거리 풍경 하나하나를 관찰하는 입장에서 그렸다는 것입니다. 같은 풍경이지만 그래서 더 세밀한 관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림을 볼까요. 마차도 있고 머리에 물건을 이고 가는 이도 있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여인,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의 모습도 보입니다. 또 신사의 모습과 가로등을 고치는 수리공이 높은 사다리에 올라가 있는 장면도 있습니다. 거리의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가지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곧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의미겠지요.


머리에 짐을 이고 가는 사람의 모습이나 가을 풍경 등, 하늘색이 주는 느낌은 산업이 발달해 가는 과정 속의 사람들 삶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분주한 도시인의 삶의 모습은 각기 다르게 살아가지만, 그 삶 가운데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쩌면 풍경 속 광장廣場은 그 과정의 상징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 상황은 지금도 같지 않을까요. 마차 대신 수많은 자동차가 대신하고 있고 사람들의 복장이 달라졌을 뿐 교차하는 거리의 풍경은 별반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의 거리 풍경을 과거 몇 세기 전의 모습과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그 차이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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