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Nov 09. 2022

명화로 보는 겨울 보내기

삶- 일과 놀이


겨울은 추위와 즐거움이 함께하는 추억의 계절입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추운 날은 밖을 다니기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날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눈사람을 만들고 눈밭을 뛰어다니는 즐거움도 남아 있습니다. 80년대만 해도 논에 물을 가두어 썰매를 타기도 하고 강이 얼면 넓은 곳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지요. 그런 추억이 어린 시절로만 남아있는 것은 여유가 점점 사라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바람이 휘몰아치는 날 화롯불에 구워 먹는 고구마, 감자의 맛도 일품이지요. 배고플 때는 가래떡을 구워 조청에 찍어 먹는 즐거움도 동리 친구들과 추억 속 풍경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니 추위속에서도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과 겨울을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 새록새록합니다.



01.

1786년, Winter Scene, Francisco José de Goya y Lucientes

그림은 혹독한 겨울 풍경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폭설 속에 나귀 등에 돼지를 싣고 힘겹게 나아가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세명은 하나의 보자기에 들어가 얼굴을 묻고 눈보라를 헤쳐갑니다. 한 그림 속의 두장면 같은  느낌이 는 풍경입니다.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변한 설경 속에 가지만 앙상한 나무가 보이고 저 멀리 눈보라 속에 집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대각선으로 그어진 붓질은 눈보라의 강함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날카로운 칼바람을 지녔습니다. 돼지를 가지고 가는 이들은 저 뒤편의 집으로부터 출발해서 목적지로 가는 길 일 것입니다. 한겨울에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집에 큰 행사가 있겠지요.


일행들 옆에 개 한 마리가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마도 집주인의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하인들의 심부름에 따라나선 개는 감시자처럼 일행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길을 재촉하는 듯합니다. 아직 갈길이 멀었는데 언제 갈 거냐는 듯한 물음이 있습니다. 얼어붙은 눈길을 간다는 것은 한겨울의 고된 삶이 되겠지요.




그런 혹독한 겨울 모습과는 대비되듯이 그 겨울을 즐겁게 보내는 모습도 있습니다. 바로 스케이트를 타면서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지요.


02.

 1868, “Winter”—A Skating Scene, Winslow Homer           1914, Love of Winter, George Wesley Bellows


위 두 작품은 겨울의 낭만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입니다. 잠시 일상의 고단함은 뒤로한 채 모두가 즐거운 겨울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네요. 위쪽은 머리를 날리며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빙판을 가로지르며 신나게 얼음을 재칩니다. 친구들과 즐기는 겨울 놀이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지요. 갑갑한 방을 나서 추위 속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즐거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래쪽 그림은 하얀 겨울의 풍경 속에 사람들의 모습을 팔강, 파랑, 노랑, 검정 등 원색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습니다. 일부는 막 도착해서 스케이트를 신고 있네요. 구경하던 아이가 자기도 타겠다고 엄마에게 떼를 부리는가 봅니다. 한껏 고개를 쳐들고 엄마에게 사정을 하는 아이와 다르게 왼쪽의 아이는 엄마의 손에 이끌고 빨리 타자고 재촉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겨울 풍경을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의 활발한 모습과 구경꾼을 대비시켜 도심의 활기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군고구마나 오뎅국물 같은 음식이라도 팔았으면 더 좋겠지요. 아이들의 취향도 달랠수 있고 추위도 녹이는 역할을 할텐데요. 이런 풍경을 우리도 수십 년 전에는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야외에서 보기 어렵네요. 자연현상에 의해 겨울에 음이 잘 얼지 않기 때문이지요.


뉴욕에 100년 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즐겼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나이와 남녀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누비던 강변의 자연 스케이트장이 그리워지는 풍경입니다.  



* 자료 : 시카고 미술관 컬렉션 사진 및 설명 자료 참고

매거진의 이전글 명화 속 거리 풍경 즐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