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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an 06. 2023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문화주체는 시민

지역에 미술관, 박물관을 짓고

도서관을 짓고, 영화관을 짓고

공연시설을 짓고, 체육시설을 짓고

복지관을 짓고, 동사무소 등 공공청사를 새로 짓는 등

우리가 한 도시에 살아가는 데 있어 수많은 시설을 이용하고 도움을 받고 합니다. 그런 도움을 주기 위한 방편이 이런 공공시설이 되겠지요.


그런데 과연 이 시설의 안배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모든 일들이 주민을 위하는 일입니다. 명분만 놓고 보면 맞는데 과연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 맞을까요 하는 의문이 듭니다. 바로 주민수에 비해 이러한 시설의 분포가 어느 정도 분배되어 고루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수치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같습니다.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정리한 자료(홈페이지)를 참고하면,  2020년도 기준, 전국 문화시설은 문예회관 등을 포함해 총 3,017개입니다. 그중 도서관 1,137개, 박물관 897개(292 수도권, 605 지역), 미술관 267개(104 수도권, 163 지역)입니다. 그렇지만 미술관, 박물관의 수도권 편중이 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문화관광체육부


물론, 최근 정부의 공공시설 설치 지원으로 많이 늘었고 사립시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향후 박물관, 미술관은  OECD 가입국의 평균인 인구 4만 명당 1개소와 유사하게 확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황을 보면 우리 주변의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문화예술 시설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문화 시설과 체육시설 두 개의 표만 보아도 체육시설의 수는 10배 가까이 많습니다.


예술은 정신을 지배합니다. 당장의 효과는 아닐지라도 오랜 시간 후 그것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술관, 박물관 시설이 현저히 저조합니다. 아니,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그런 반면 체육시설은 곳곳에 건립되어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전국의 공공 체육시설은 체육관을 포함해 31,554개입니다. 문화시설과 단순비교는 어렵다 할지라도 체육관 숫자만 보아도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것을 떠나서 너무 한쪽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한 체력 육성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신적인 향유, 정서적 의식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수도권,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문화향유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대규모 전시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키아프+프리즈 입장권이 7만 원이었습니다. 화랑미술제나 기획 전시 같은 경우도 대분 1~2만 원이 기본입니다.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먼길을 나서야 합니다. 시간과 교통비 등이 부수적으로 낭비되는 요인도 많습니다. 결국 가까이 있는 사람은 관람료 정도만 들이면 가능한 것을 몇 배의 돈을 쓰고 시간을 낭비하는 꼴입니다. 체감하는 느낌은 더 큽니다. 지역은 넓은 면적에 인구가 분산되어 살고 있어 더 큰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이유는 역시 지역에 제대로 된 전시공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역으로 온다고 해도 대형 전시를 할만한 공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럼 지역에 있는 분들은 문화욕구가 수도권에 있는 분들보다 적어서일까요. 아직도 대도시 인구 위주의 정책과 집중에 따른 병폐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전시를 보러 몇십만 원 들여 수도권으로 가는 이유입니다.


2020년 행정안전부에서 발행한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및 인구현황'을 보면, 전국은 17개 시도 226 시군구 (행정시, 자치구가 아닌 곳 34곳 제외) 3,501 읍면동, 출장소 84입니다.  한 지역에 하나의 문화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 시설, 즉 미술관, 박물관을 짓는 일에 시민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미술관은 예술인의 몫이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바뀌어야 합니다. 내가 정당하게 가까운 곳에서도 전시와 공연을 볼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당하게 국가에 요구해야 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왜 미술관을 지어야 하는지 박물관을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들도 일부 있는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논리를 들이대지요. 수입은 없고 돈만 들어가는 그런 공간을 왜 지어야 하나. 도로 넓히고 다리 하나 제대로 놓는 게 더 낫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지역 불균형을 말합니다. 모순된 행동과 말입니다. 부지불식간 중앙의 논리에 젖어 있습니다. 돈을 쫓아가는 분들의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자식에게도 돈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기에 경제적인 먹고사는 논리로만 세상을 바라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정신적인 충족을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문화예술이든, 체육이든 우리가 먹고사는 것 이외에 정신을 충족시킬 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옷 주머니에 돈이 아닌 마음이라는 소중한 것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작가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 때도 좋았지만, 작품에만 집중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돈을 벌고자 할 때는 '하늘을 편하게 볼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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