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가을비에 나뭇잎이 모두 떨어졌어요.
울긋불긋 화려함의 극치가 바닥을 장식하며 세상을 빛나게 합니다.
마지막 잎새 하나에도 감동하는 마음이 바닥에 뒹구는 나뭇잎에 요동치기도 합니다.
비에 젖은 단풍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측은 지심일까요. 아니면 아직 빛나는 색감에 젖어든 마음일 뿐일까요. 한발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 단풍잎에서 마지막 가을 모습을 봅니다.
오늘이 지나면 차가운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 내 얼굴을 때릴 것입니다 북녘의 차가운 바람을 몰고 다가오겠지요. 그래서 저 바닥에 뒹구는 낙엽이 더 애처롭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둘 잎을 지우는 거리의 가로수에서 시간의 흐름을 봅니다. 어제 본 그 풍경이 아니듯 내일은 또 다른 모습으로 서 있겠지요. 그렇게 가을은 가고 새로운 계절이 다가옵니다.
바닥에 뒹구는 낙엽에서 가을을 봅니다. 다음 계절을 기약합니다. 바람에 날리는 추억도 사라진 오늘, 떠나는 것이 두려워 바닥에 딱 붙어 있습니다.
* 20221113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