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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물
Nov 20. 2022
가을 깊어가는 밤
20221115 사진
가로등 불빛이 있어 깊어가는 밤에 가을을 느낀다.
자작나무는 하얗게 빛을 발하고 떨어진 낙엽이 쉼터의 공간을 채웠다.
아파트 창문마다 불이 켜지고 가로등이 환하게 켜지면 산책로는 서서히 적막을 드러낸다. 그리고 몇 시간 후면 초저녁 잠에 아침을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시 이어질 것이다.
나무 우거진 곳에서 낙엽을 밟으며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아파트 숲에 나무숲이 있는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하루를 걸으면 1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삶의 시간만큼이나 자연의 흐름도 같이 흐른다.
10여 년 전, 자그마한 나무들을 보며 언제 크나 싶었는데
이제는 숲을 만들어 동물을 부르고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가을 깊어가는 밤
누군가는 창문으로 이 풍경을 바라보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 하나 둘 떠나갈 것이다.
오늘 이 불빛 아래 낙엽처럼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가을비에 살짝 젖은 나뭇잎이 가로등 빛에 더 반짝이는 것은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남겨주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로등 빛은 생각을 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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