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깊어가는 밤

by 흐르는물
20221115 사진


가로등 불빛이 있어 깊어가는 밤에 가을을 느낀다.

자작나무는 하얗게 빛을 발하고 떨어진 낙엽이 쉼터의 공간을 채웠다.


아파트 창문마다 불이 켜지고 가로등이 환하게 켜지면 산책로는 서서히 적막을 드러낸다. 그리고 몇 시간 후면 초저녁 잠에 아침을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시 이어질 것이다.


나무 우거진 곳에서 낙엽을 밟으며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아파트 숲에 나무숲이 있는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하루를 걸으면 1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삶의 시간만큼이나 자연의 흐름도 같이 흐른다.


10여 년 전, 자그마한 나무들을 보며 언제 크나 싶었는데

이제는 숲을 만들어 동물을 부르고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가을 깊어가는 밤

누군가는 창문으로 이 풍경을 바라보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 하나 둘 떠나갈 것이다.

오늘 이 불빛 아래 낙엽처럼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가을비에 살짝 젖은 나뭇잎이 가로등 빛에 더 반짝이는 것은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남겨주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로등 빛은 생각을 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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