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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Dec 18. 2022

송년회를 송년 한다.

연말은 바쁘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마무리하고 새해의 새로운 계획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아쉬움도 있고 또 마무리라는 시간의 한계성으로 의식적으로 조급함을 떨쳐버리는 시기가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 연말의 가장 큰 비중은 송(망) 연회라는 이름의 의식 행위가 아닐까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방법은 다양하게 바뀌 었지만 그 행위 의식은 끝나지 않는 것 같다. 사회관계가 넓을수록 그 횟수도 많아진다. 12월 한 달이 모자라 11월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친분 있는 몇 명의 모임에서 직장 단체 모임으로 이어진다. 가족단위가 아니라 대부분 개개인으로 이루어진다. 장과 집에서 사뭇 의식을 치르듯 대부분의 송년회가 먹고 마시는 행위다.


언제부터 이런 연례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을까. 점심과 저녁으로 먹는 즐거움을 나누는 송년회는 결국 직장 중심이라는 문화가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는 의무감으로 참석하기도 한다. 송년회가 끝나야 송년 할 수 있는 분위기다. 때로는 서로 너무 많고 힘들다고 하면서도 해야 하는 절차 같은 행위의 종결은 없는 것인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결산의 즐거움을 같이 나누는 좋은 의식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그런 문화조차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직장에서부터 없애고 줄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먹고 마시는 틀 차린 송년이 아니라 마음으로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공공기관과 기업은 연말이면 종무식이라는 이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다음 날은 새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무식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의식을 치른다. 매우 형식적이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의식이 연례반복으로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송(망) 연회送(忘)年會, 시무식始務式, 종무식終務式,

모두가 즐기는 축제일까. 아니면 사회생활의 의전일까.

허공에 하나의 선을 그어 놓고

보내고 오는 날을 만든 냉정함처럼

삶은 가끔 내가 그어 놓은 선 안에서만 움직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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