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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Dec 29. 2022

연말과 새해는 시각적인 대화로

브런치 유용성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12월이 되면 마음이 들뜬다. 마무리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와 직장에서는 인사이동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나 일을 만나는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는 때로 갈등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삶의 출구가 되기도 한다.


올 한 해 동안 브런치를 통해 다양한 글을 남기고 보았다. 때로는 새로운 글로, 때로는 과거의 글을 재 정리하는 시간으로 말이다. 글이라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여 나타내는 것이다. 문자화되는 과정에서 머릿속의 다양한 것을 그대로 다 표현해 내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진 표현으로 나타난다. 과학이라는 기기機器의 발달에도 활자화된 것들이 주는 힘이다.


그림을 그냥 바라보고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도 글로 옮기면서 다시 보이는 순간이 있다. 서예는 붓이 한번 지나가면 덧칠하여 수정할 수 없다. 오직 한 번의 기회로 마무리된다.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에 대한 의미다. 시각적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기기機器 속 저장공간에만 남아있다면 과연 감동과 의미를 남겨줄 수 있을까. 브런치 공간이 주는 효과가 바로 생각을 표현해낸 글로 시각적 가치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새해에도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未知의 시간을 바라보며 어떤 상황에 다다른다. 무엇인가 표현된 개체를 바라보며 그 가치를 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 가상의 인물로 활동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그 결과는 확연하게 현실 속에 드러난다.

 

현대사회는 인공지능인 AI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인간이 생각하고 있는 그 가치를 현실화시키는 도구의 수단이다. 그러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존재는 아니다.  새로운 세상은 언제나 무언가 만들어진 이후 거기에 새로운 것을 붙여 다른 것으로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만이 가능하다. 새해에도 우리는 그 가치의 실현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남는 것은 시각화視覺化된 것 뿐이다.  

어제 각종 자료를 담을 새로운 하드디스크를 하나 구입했다. 그동안 쓰던 외장하드가 너무 오래되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나 저장 메모리도 크기에 따라 한정적이듯 시간의 제약성도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기기의 저장공간이 한정적이듯 수명도 다한다. 보존을 위해서는 기억을 다시 떠올려 잊지 않듯이 일정주기마다 새로운 저장공간에 옮겨 놓아 그 기록을 유지해야 한다. 편리함은 있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는 시각화視覺化된 작품이 좋다. 추억을 남기는 사진 한 장도 기기로 보는 편리함은 있지만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빛바랜 낡은 사진 한 장이 주는 감성은 보관과 관리의 어려움은 있지만 오래 남는다. 팔만대장경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가치를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남아있는 시각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쯤이면 SNS(문자, 카톡 등)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았다. 간편하고 실리적이라고 생각했던 방법이다. 어느 때는 누가 보낸 지도 모르는 문자에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다. 연하장이라는 우편물을 밀어내고 차지했던 SNS 소식이 올해는 추춤해졌다. 추측컨대 수많은 문자 메시지의 폐해를 보내는 자신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는 어떤 방법이 나올까.

 

사람 관계도 만남이 없으면 그냥 타인일 뿐이다. 자주 만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정감이라는 것을 느낀다. 새해부터는 좁은 범위라 할지라도 그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손글씨로 안부를 물어보고,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가끔은 얼굴 한 번 보면서 눈빛으로 나누는 시각적인 대화를 말이다. 그것이 살아가는 사람의 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 대문사진; itx 청춘열차에서 본 풍경, 노을인줄 알았는데 연기였다. 12.24일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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