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Feb 15. 2023

사람들은 왜 서울로 가려하나요

. 일자리는 적고
. 의료시설은 부족하고
. 문화예술은 즐길 곳이 없고
. 생활 물가는 대도시보다 비싸다.


김 부장의 요즘 고민은 퇴직 후 어떻게 살 것인가는 하는 문제다.

몇 년 후면 다가올 일이지만 벌써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퇴직 후 서울에서 생활을 접고 부모님 고향인 지역으로 내려가 살고자 한다. 그곳에는 낡았지만 부모님이 사시던 작은 집 한 채가 남아있어 일 년에 몇 번 쉬어오곤 한다. 서울 집을 정리하던가 전세를 주고 가면 생활비 걱정 없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내 현정의 반대다. 현정은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에서 살았다.


몇 가지 반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자식들의 생활기반인 서울에서 멀어 자식들이 찾아오기 힘들다.

둘째는 친구나 아는 사람이 없고, 할 일도 없다.

셋째는 단독주택을 관리할 엄두가 안 난다.

넷째는 나이 들수록 가까운데 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가면 병원 가기가 어렵다.

다섯째는 좋아하는 강습을 받는다든가 공연을 보러 가기 힘들다 등  

                                           :

반대 이유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퇴직 후에도 복잡한 서울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 것 같기에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봄철부터 몇 달은 시골에서 살고 몇 달은 서울에서 살자는 것이다. 그곳에서 계속 살기는 부담스러운 부분을 줄였다. 당연히 집은 서울에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그렇지만 김 부장 자신도 시골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많다. 지난번 혼자 마을 찾았을 때 낡은 시골집은 보수가 필요했고 마을에는 아는 분들도 거의 없었다. 젊은이보다는 대부분 나이 든 분들이 많아 마을이 너무 조용했다. 혹시, 텃세를 부리거나 하는 문제도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보낼까 하는 일거리 걱정도 있다. 집에서 그냥 놀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소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에서 지역으로 내려가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아내 현정의 이유 있는 반대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 때문이다. 지금은 젊은 나이라고 하지만 마을에서는 내가 어린 나이가 된다. 그만큼 노령화되어 있다. 비슷한 연배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 운전도 어려워지는데 운전을 몇 살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나이가 더 들면 다시 서울로 돌아올 것인가. 지역으로 갈수록 물가도 비싸다. 기름값도 비싸고 물건값도 서울보다 훨씬 비싸진다.


노후의 문제는 이미 부모님을 통해 겪었기 때문에 여러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부모님 두 분이 같이 사실 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몇 년 전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 아버지 혼자 남아있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파 병원을 다니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계속된 돌봄이 문제가 되었다. 병원에 있을 때는 간병인 도움을 받았지만, 퇴원해서는 집에 혼자 계시니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요양시설엔 가고 싶어 하시지 않아 자주 집에 가서 상황을 챙겨봐야 했다. 그로 인해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편히 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시골 살이가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면서도 귀촌의 희망은 끊지 않고 있다.

혼자 하는 취미도 만들고, 둘이 갖는 시간을 잘 버티기 위해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것도 배우려 한다.

문제에 해결책이 있다고 했다.

하나씩 풀어가고 대응책을 찾아가며 노후를 준비하려 한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 하다. 그렇지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앞으로 정부의 정책도 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


옛 어른들이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출세라는 전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세월의 변화와 관계없이 그 말은 영원한 진리가 될 것인가 아직도 궁금하다.



* 이 글은 픽션(fiction)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농촌 빈집을 셰어 하우스로 바꾸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