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미술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혹 하는 마음이 일기도 한다. 그림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조금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감상자가 그림을 구입해서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특히, 단기간 투자에 따른 수익 실현은 더 어렵다. 가끔 언론에 비치는 특정 작품이 몇 년 만에 몇 프로가 올랐다는 것은 아주 극소수가 아닌가. 2021, 22년에 그림투자가 유행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호황을 이룰듯한 이야기를 하는듯했다. 1년도 안된 지금은 어떤가.
서울경제, 2023.3.5 기사 내용 캡쳐
* 언론 보도에 따르면
- 3월 첫 주 런던 현대미술 경매는 크리스티 -33%, 소더비 -28%가 감소.(매일경제 2023.3.6)
- 서울·케이옥션 2월 첫 메이저 경매 낙찰총액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서울경제 2023.3.5)
- 국내 양대 옥션인 서울·케이옥션,전년 동기 대비 낙찰총액 약 61% 감소, 판매작품수 53.5% 감소(연합뉴스 2023.1.4)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이 분야다. 그 이유는 그림을 구입해 본 사람이라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구입하고 팔 수 있는 구조를 보면 된다. 그림을 사는 것은 아트페어, 갤러리, 옥션, 작가 등 다양하지만, 개인이 소장한 작품을 팔 수 있는 곳은 옥션 등 아주 제한적이다. 되팔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거의 없다고 하는 편이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수익 창출은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 가격이 오를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보는 눈도 가져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완성되어도 시장의 흐름 즉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수요가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창출은 자금력이 있는 대형컬렉터나 갤러리, 옥션에서나 가능한 것이 현재 우리 시장의 유통 형태다. 개인이 아무리 좋은 눈을 가지고 작품을 선정했다고 해도 유통과정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사라진다.
현재 그림 유통은 개인 간 직접 하거나 옥션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거래된다. 그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도 적지 않다.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당초 자신이 구입했던 가격에 얼마나 더 올라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세금, 수수료, 운송비 등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옥션에서 작품구입 시 대략 16~18%를 낙찰수수료와 부가가치세 등으로 낙찰가와 별도로 지급해야 하고, 작품 판매 의뢰 시 위탁수수료로 낙찰가의 10% 정도를 받고 있다. 작품 운송비용은 별도다.
또한 작품이 자신이 원하는 시가에 거래된다는 보장도 없다. 팔리지 않으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오래전 많은 그림을 구입하였던 분이 사정이 생겨 되팔려할 때 자신이 구입했던 갤러리에서조차 사주지 않아 헐값에 넘겨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림을 재산 형성의 투자가치가 아닌 삶의 정신적 디딤돌이라는 가치수단으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