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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Feb 26. 2023

문득 다가오는 그림자 같은

임민수 작가 전시

느낌이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 감정이다.


누구든지 매일 보던 것이 갑자기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평범한 말속에 깊은 의미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자신만이 갖는 감정의 변화, 느낌이다. 어느 작품을 보고  그 느낌을 간직하는 것에는 타인의 감정이 스며들 수 없다. 내가 보고 느낀 그 감정은 오롯이 나의 것이다. 좋고 나쁘고, 거부이 들거나 친근함이 있는 그 모든 것은 자신의 감정이다. 그 감정을 속일 필요가 없다.


무엇인가 나의 감정에 다가오는 신선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을 충분히 즐길 필요가 있다. 주변의 여론은 무의미하다. 설령 그것이 타인에게 지탄을 받는 것일지라도 나에게 좋은 것으로 다가왔다면 얻는 것이 있다.


오늘 하나의 작품을 보면서 투명한 도시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색감이 주는 것은 희뿌연 도심을 연상하게 하였지만 그 뒤쪽에 보이는 은 어쩌면 도시의 내면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것은 그냥 다가오는 무의식의 두두림이었다. 수많은 작품 중에 왜 그 도시의 풍경이 투영되어 보였을까.

전시 작품 엽서


오늘 내가 바라본 도시가 내일은 달라질까. 작가가 의도하는 작품의미는 무엇일까. 스치듯 지나가는  작품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의 흔적을 좇는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은 화려함도 강렬함도 없다. 그냥 평범하리만큼 단순한 구도와 색채를 실크지를 통해 보여준다. 그 투명한 듯한 느낌이 도시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밝은 빛에서는 회색의 도시를,  빛이 적게 드는 곳에서는 도시의 막함이 갖는 이면의 느낌이 보였다.


오늘 하루 잠시의 외출이 준 기쁨이다. 밋밋한 시간을 한순간 생각하게 만드는 여유를 주었다. 다음에 다시 작품을 만난다면 이 느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라 할지라도 하루의 만족을 준 것에 감사한다. 그녀의 작업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계속된다면 작가만의 세계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실크 작품과 고사성어가 있는 명함 카드는 돌아서 오는 순간 한 번 더 작가를 바라보게 했다. 그녀의 그림과 고사성어는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첫 전시라는 작가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가 될 것 같다.


* 20220225 인사동에서

* 대문사진; 임민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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