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는 예술은 멀리 있다는 느낌이다. 길을 걷다 문득 갤러리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어느 날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마음먹고 갤러리를 찾아 그림을 감상하거나 때로는 작가와 안면을 통해 전시회를 방문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갤러리를 드나드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사지 않으면 갈 필요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은 갤러리가 지니고 있는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그곳에서 사람을 맞이하는 분들의 무표정한 모습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는 사람들은 반갑게 맞이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조금은 갤러리 분위기에 익숙한 사람들이야 그럼 모습을 받아들이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익숙지 않은 분위기에 그냥 휙 돌아보고 나오는 것이다.
잠시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때로는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면 그런 분위기는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작가와 관객 모두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작품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작가가 설명을 하지는 않더라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눈인사, 정다운 말 한마디를 건넬 때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갤러리 산책이라는 말이 유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어느 날 산책 겸 갤러리를 찾아가고 작가의 새로운 전시품을 보기 위한 발걸음을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혼자만의 감상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 작품을 대하는 이들에게는 작품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를 더해준다. 그러면서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 갈 것이다.
관심은 곧 잠재적인 작가의 우호적 인물로 커 갈 수 있는 시작점이다. 갤러리가 누구나 잠시 들려가는 쇼핑타운처럼 자유로워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