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Dec 19. 2023

지원하되 관여하지 마라

연말이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바쁘고 연초가 되면 그 예산을 쓰기 위해 바쁘다. 특히 보조금 사업에 있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 효용성은 언제나 값어치를 한다고 할 것이다. 

“예산은 지원만 하고 관여하지 마라.

예산집행의 효율성과 타당성은 검증이 필요하다. “

지원받는 주체와 지원하는 주체인 행정기관의 관점 차이다.


하나는 주체적인 예술세계에 대한 의지이고 한쪽은 지원하는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하는 관리차원의 접근이다. 항상 이 부분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차이 극복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관여의 범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 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즉, 행정지원 예산사용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받는 자와 주는 자의 믿음이다. 상호신뢰다.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사업의 타당성, 즉 목적과 사업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고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표와 결과에 대한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즉, 주민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원되는 예산의 집행에 대해 투명하고 적정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원하는 간섭이 최소화될 수 있다. 물론 이미 예산지원이 결정된 사안에 대한 행정기관의 사업추진 자체에 대한 관여는 배제되어야 한다. 그 권한은 사업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주관적 판단에 의해 사업 지원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객관화된 검증 절차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의 노력도 중요하다. 즉, 행정은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에 많은 절차와 노력이 따른다. 지원받는 기관에서도 그런 과정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즉, 행정은 예산을 세워서 지원하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무한 책임이다. 그러므로 관련공무원이 의심을 갖지 않게 하고 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함께 고민해서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입장에서 좋은 취지로 사업을 실행하고 징계나 욕을 먹는 일을 하고 싶겠는가. 사업을 추진해서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야 열심히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많은 보조사업 중에 결과에서 문제가 발생될 수 있고 그 책임을 담당공무원이 져야 하는 상황에 있다. 그런 상황을 모면하고자 관련공무원들이 예산집행의 절차를 따지고 제재를 가하는 등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 사업 집행과정에서도 주변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여를 하고자 하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는 그런 관계설정과 대응에 적극적일 때 관련인들과 관계도 원만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업시행자와 담당공무원이 서로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신뢰가 쌓일수록 일은 쉬워지고 다음을 이어가는 과정이 순조로워진다. 어떤 사업도 그 일을 수행하는 인적자원이 중요함은 잘 알 것이다. 그 관계형성에 먼저 노력을 기울여보자. 행정의 지원은 세금이다. 그 효용성에 대한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완성된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누구나 불안하고 걱정할 수밖에 없다. 관심으로 생각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문화예술행사 100년을 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