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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Dec 08. 2023

만남은 인연이 되고

우연한 기회에 예정 없이 미술작품 전시장을 찾은 적이 있다. 그날은 오랜만에 친분 있는 몇 분 들과 식사를 같이하고 나서 아는 작가분 전시준비를 도와주러 간다는 작가분이 있어 따라나선 것이었다. 오픈 준비를 위해 작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작가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작품은 전시에서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내가 잘 아는 작가분의 자녀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얼굴에서 그분과 닮은 느낌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무심했지만 꽤나 친분 있던 그분도 자녀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기 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작품만 보아서는 부모와는 전혀 다른 작품을 하고 있기에 연관 짖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이렇게 그 인연을 인식시켜주지 않았다면 계속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 누구와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연히 그렇게 알게 되고 그 관계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그것이 인연이다. 오늘 내가 만난 이 인연으로 인해 작품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인연이다.


전시장을 찾아 수많은 그림을 보지만 어느 날 문득 눈앞에 다가오는 작품은 아주 소수의 작품뿐인 것도 내가 알고 있는 그 범위에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날 전시장에서 만난 누군가가 작품은 이렇게 봐야 한 단계 더 눈높이를 올릴 수 있다고 가르치려 할 때 살며시 눈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지만 그런 일로 다시금 자신을 채찍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느 날 읽었던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시야를 넓히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멈추었던 생각이 물꼬를 트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인연의 흐름이다. 만남이 있어 인연이 되고 인연이 있어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런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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