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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n 23. 2024

제2회 춘천아트페어 아르로드의 발돋움

2024.6.21-6.25


   매년 국내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가 1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광역자치단체 단위나 대규모 갤러리가 참여하는 규모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양분된다. 아트페어 규모는 기획. 예산과 직결되어 참가자 수나 판매와도 연결된다. 그래서 지역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장점도 있다. 행사 비용 대부분을 행정에서 지원하거나 후원 등을 받아 작가들이 자부담 없이 참가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므로 큰 규모의 작품 거래보다 작은 소품 위주의 작품으로 관객들이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관심을 끌어내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금의 소비자 여건에 맞추어 공산품처럼 다품소량 多品小量, 박리다매 薄利多賣가 여기서도 필요하다.


예술품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면 하나둘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도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아트페어는 소수의 방문자를 상대하듯 세밀한 부분까지 손길이 닿아야 한다. 오도록 만들고 오면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게 만들고 그 가운데서 무엇인가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하는 전략이다. 전시장에 가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지역 아트페어가 규모의 경제로 커가는 과정이다.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가 어려움이다. 와서 보고 흥미를 가져도 소비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소위 VIP 고객뿐 아니라 대중화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관객이 전시장에서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제2회 춘천아트페어 아르로드(2024.6.21-6.25)가 열렸다. 지역작가 22명, 지역 외 작가 23명이 참여한다. 작품 130여 점과 판화 29점, 특별판 초대전으로 박서보 판화 4점이 나왔다. 전시기간 동안에는 관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오프닝 공연과 미술 특강, 그림 감상대회, 작가와의 만남, 춘천연극제 특별공연 등을 준비했다. 적은 예산과 한정된 공간에서 작가와 소비자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행사기획에서 드러난다. 미술특강이나 기업과 콜라보, 연극제 특별공연 등을 통해 홍보와 관람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아트페어의 새로운 점은 작품 전시와 아울러 기업과 작가가 협업한 상품을 선보이고 지역 플랫폼과 연계하여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상생을 도모한 것은 좋은 시도다. 처음엔 미미하게 보일지 몰라도 그 변화는 빠르게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작품 이미지 변화를 통해 상품을 새롭게 드러낼 수 있고 작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틀째 날에는 VIP 초청행사를 별도로 가져 적극적인 마케팅 시간을 가졌다. 이것을 어떻게 계속 이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과제다.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이런 일들이 앞으로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전시 장소도 시내 중심에서는 좀 떨어져 있는 새로운 문화복합 공간을 선정했다. 주말 관광객은 많이 오지만 춘천시민들이 다녀가기에는 불편하다. 그런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알면서도 이곳에 장소를 정한 것은 다시 한번 춘천아트페어의 분위기를 끌어올려 보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할 것이다. 아트페어의 정형화된 전시 공간 구성을 벗어나는 이런 변화도 계속되어야 한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고 나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트페어에 맞는 전시공간이 부족하여 작가와 작품 수를 늘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지 못한 부분이다. 작품 수는 전년도에 비해 1/2에 불과하다. 전시 공간과 예산 등의 문제가 있겠으나 작품 수 확대는 필요해 보인다. 아트페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이상 참여 작가나 작품 수는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소비자의 선택에서도 어느 정도는 욕구 충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지역에 미술관이 없음이 아쉽다. 관객의 관람 편의성과 함께 전시 장소는 그 분위기가 한몫하기 때문이다. 전시 공간이 없어 큰 규모의 전시기획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은 전시기획자나 지역주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나마 어려운 여건에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분들의 노력이 있기에 지역의 문화예술은 보존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시작하자마자 작품 판매가 이루어진 빈자리가 생기고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는 작품이 늘어났다. 관객의 호기심을 당기는 역할은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보다 더 발전되어 나가는 인상을 주는 만큼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 탄탄한 기획과 구성으로 개최될 것으로 믿는다. 주변에서 행사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다 같이 즐겨보자.



                                                                    <전시장 풍경>



제1회 춘천 아트페어 아르로드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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