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펜과 타자기, 컴퓨터

by 흐르는물

매일 같이 대하는 컴퓨터가 내 손이 된 지가 오래전이다. 펜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보조 수단이 되고 자판기가 펜이 되었다.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이제는 서서히 지겨워지기도 하고, 침침해지는 눈이 안타까울 때도 있다.


시간이 흐름을 느끼면서도 그 시간을 잊고 지낸 시간이 아쉬워 오는 것도 지금이다.

펜 대신 타자를 사용하고 등사기(가리 방)기 대신 복사기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시간 속의 증거물로만 남아 있을 뿐 그 과정마저도 잊힌 채 기기를 사용한다.

기기는 무엇인가 편리성을 주었지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통제한다. 내가 활용하는 것인지 내가 그 물건에 종속된 것인지 때로는 헷갈린다. 이 순간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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