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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우지니 Feb 10. 2021

모자와 코끼리

어린왕자가 귀띔해 준 이야기

눈 앞에 모자를 보았어요.
별 다를 게 없는 모자였죠.
'누군가 잃어버렸나?'

다시 가던 길을 갔어요.
간절히 찾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그건 코끼리였어요.

사람들은 모두 코끼리를 찾아 바쁘게 움직였어요.
저마다의 방법으로,
각자 자신의 방법이 최고라고 떠들어 댔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멋진 미소와 반짝이는 피부를 가진 사람을 만났어요.
그는 코끼리 찾는 걸 도와준다고 했어요.


내가 따라간 곳은 놀라웠어요.
사람들이 기계 앞에 앉아 예쁜 코끼리 인형을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한쪽에서는 코끼리 등을 금색으로 색칠도 하고요.
나도 어서 방법을 배워 나만의 코끼리를 찾고 싶었죠.
그들은 나에게 아낌없이 가르침을 주었고 끝없는 친절을 베풀었어요.

아..!
벌써 밤이 늦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달빛 아래 무언가 꿈틀대고 있어요.
'뭐지?'
가까이 다가갔어요.
아까 낮에 본 모자였어요.

아... 모자가 아니었어요.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뱀이었어요.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랐던 보아뱀 속 코끼리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몸을 뒤흔들었어요.
그러자 보아뱀은 괴로워하며 집채만 한 코끼리를 토해내고 있었던 거예요.

눈 앞에 코끼리가 나타났지만
이미 코끼리는 힘 없이 쓰러져있었어요.
저는 가까이에서 소중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멀리 돌아다니기만 했던 저의 무심한 등을 떠올렸어요.

저는 보아뱀 독이 묻은 이 코끼리를 다시 살려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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