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의 힘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다
첫 번째 시즌이 끝난 뒤 우리는 잠시 쉬는 대신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의 다른 팀.
낯선 아이들,
낯선 코치,
낯선 경기장.
모든 것이 처음이었지만 아들은 그 앞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되었다.
새 팀에 합류하기 위해 우리는 매주 긴 거리를 오갔다. 작은 일정 하나를 소화하는 데에도 준비할 것이 많았고 이동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아들이 이 팀에서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즌에서의 아들은 긴장에 눌려 자신이 가진 것들을 제대로 꺼내지 못하던 아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의 아들은 달랐다.
놀라울 만큼 침착했고,
움직임이 한결 자연스러웠다.
공을 잡는 동작은 더 깔끔해졌고,
배트를 휘두르는 타이밍도 안정되었으며,
수비에서의 위치 선정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아이가 성장한다는 건 기록이나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플레이에 묻어나는 여유,
공을 바라보는 표정,
그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첫 번째 시즌 이후 이어온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은 연습.
집 근처 야구장에서 반복했던
수많은 캐치볼과 티 배팅,
내야와 외야를 오가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이 두 번째 시즌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경기장에서 아들의 플레이를 바라보며 나는 속으로 여러 번 같은 생각을 했다.
“아, 연습이 헛되지 않았구나.”
노력은 늘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자기만의 방식으로 드러난다는 걸 아들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두 번째 시즌은 화려한 기록이나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남은 시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시즌은 아들이 ‘성장’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온몸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한 시즌을 버텨내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다시 연습했던 아이.
그 과정의 결과가 이 두 번째 시즌에서 조용히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아이는
조금 더 강해졌고,
조금 더 담대해졌으며,
조금 더 야구를 사랑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의 야구 이야기는 이 시즌을 지나며 한 단계 더 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