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실패, 결과는 같았지만 마음은 달라졌다

by 가만히 흐르는중

두 번째 트라이아웃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첫 번째 트라이아웃 때보다
아이의 모습이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었다.


타석에서도, 수비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안정된 플레이가 보였고
긴장 속에서도 자기 리듬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이의 성장이 분명히 느껴졌다.

내야 수비
피칭
타격
외야 수비

하지만 동시에
한눈에 봐도 눈에 띄는 참가자들이 몇 명 있었다.


우리 아이도 분명 잘 해냈지만,
두세 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트라이아웃에서
선택받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순간의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았다.



같은 결과, 다른 표정

합격자 명단에서
아들의 이름을 찾지 못했다.


두 번째 실패였다.

하지만 그날 아이의 표정은
첫 번째 때와 조금 달랐다.


침울해하지도 않았고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다.


잠시 화면을 바라보던 아이가
조용히 말했다.

“아빠, 나 이번엔 그래도 조금은 한 것 같아.”


그 한마디에
나는 오히려 마음이 먹먹해졌다.


결과는 같았지만
아이 안에서는 무언가가 분명히 달라지고 있었다.



실패 앞에서 달라진 마음

첫 번째 실패가 좌절에 가까웠다면

두 번째 실패는 이해에 가까웠다.


아이는 이번 도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했다.


무엇이 부족했고
어디까지는 해냈는지.

그걸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실패는 여전히 아팠지만
그 아픔이 아이를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그 모습이
부모인 나에게는 무엇보다 크게 다가왔다.


아이의 실력보다
아이의 태도가 더 또렷하게 보였다.



결과보다 남은 것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아이에게 남은 것은 합격이 아니었다.


끝까지 해냈다는 경험
긴장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낸 시간
다시 도전해도 괜찮다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이번 실패는

첫 번째 실패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졌다.


나는 굳이 위로의 말을 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다음엔 잘될 거라고
쉽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옆자리에 앉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은
말보다 침묵이 더 적절한 시간이었다.



실패는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빠, 우리 연습은 계속하는 거지?”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두 번째 실패는 끝이 아니었다.

멈춤이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이었다.


결과는 같았다.
하지만 마음은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합격 통지보다 더 오래
아이 안에 남을 것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연습장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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