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즌이 끝난 뒤에도
연습은 멈추지 않았다.
캐치볼, 타격, 수비.
하루라도 쉬면 다시 뒤처질 것 같은 마음에
우리는 여전히 야구장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지워지지 않는 고민이 남아 있었다.
연습은 계속하고 있었지만
경기를 뛰지 않으면
그 감각은 생각보다 빠르게 흐려진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해답을 먼저 찾아낸 건 와이프였다.
여기저기 묻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지고
경험담을 읽어 내려가던 어느 날
‘픽업 팀’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정해진 소속 없이
필요한 날, 필요한 만큼 모여
경기를 뛰는 팀.
짧은 시간 안에 모이고,
짧은 시간 안에 부딪히고,
다시 흩어지는 팀.
어쩌면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방식 같았다.
문제는 거리였다.
가까운 곳에는 팀이 없었다.
적게는 편도 세 시간
멀게는 편도 다섯 시간
숫자로만 보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거리였다.
솔직히 망설였다.
아이도 힘들 것이고 부모도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때 아이가 말했다.
“가고 싶어.”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우리는 또 한 번
아이의 마음을 따라보기로 했다.
픽업 팀이 있는 주의 금요일은 늘 분주했다.
퇴근하자마자 야구장으로 향해
30분 남짓 짧은 연습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차에 올라 다섯 시간을 달렸다.
밤늦게 도착해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아침 낯선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가 끝나면 다시 긴 길을 돌아오는 일정.
체력적으로는 분명 쉽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고 달리다 보면 가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게 맞는 걸까.
하지만 경기장에 도착해
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질문은 힘을 잃었다.
글러브를 끼고,
유니폼을 정리하고,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
그 순간만큼은 아이가 가장 아이답게 빛났다.
그 표정 하나로 피로는 조금씩 사라졌다.
한 달에 한두 번 몇 차례의 픽업 팀 참가
정해진 팀도 아니고,
함께해 온 시간도 길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났다.
낯선 아이들과 금세 호흡을 맞추고,
서로의 이름을 외우고,
실수해도 바로 다음 플레이를 준비했다.
짧은 경기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의 말은 늘 비슷했다.
“오늘 재밌었어.”
그 말속에는 성적이나 결과보다
'다시 뛰었다’는 기쁨이 담겨 있었다.
픽업 팀은
단순히 경기 경험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야구는 꼭 한 팀에 속해 있어야만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기회는 조금 멀리 있을 뿐
찾으면 분명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의 선택 하나가
아이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장면이 된다는 것도.
그렇게 우리는 조금 멀고, 조금은 힘들지만
아이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내딛고 있었다.
어쩌면 이 시간들은
단순히 실전 감각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다시 한번 더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마음은 결국 우리를
또 다른 문 앞에 서게 했다.
세 번째 도전.
이번에는 조금 더 단단해진 발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