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서비스를 단순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하려면
하나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성격의 서비스가 있다면, 사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최근 프로덕트의 GNB와 허브 페이지 개편을 담당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UI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사용자 경험 개선을 목표로 했다.
이번 글에서는 GNB를 중심으로, 문제를 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기존 GNB에는 상위 프로덕트 (이번 글에서는 브랜드로 칭하겠다.) 내에 존재하는 모든 서비스가 개별적인 탭으로 존재했다. A라는 큰 프로덕트 하에 4개의 하위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GNB에서도 각각의 서비스가 탭으로 나열되는 형태였다.
해당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있었다.
1. 정보 구조의 불안정성
해당 브랜드 하위에서는 여러 사업적인 실험들이 빠르게 진행되어, 나열식으로 구성된 GNB 내 탭이 추가되거나 제거되는 일이 잦았다.
2. 사용자의 인지 부담
동시에 노출되는 선택지가 많아, 유저가 처음 페이지에 진입했을 때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UT로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본인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찾기 위해 여러 페이지를 탐색하다 이탈하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사용자의 반응
1. "여러 서비스가 있네? 구경해 볼까?" 한 서비스의 상세 페이지 탐색
2. "이건 어떤 서비스지?" 다른 서비스의 상세 페이지 탐색 → 또 탐색
3. 탐색을 반복하다, 하나의 서비스를 결정하지 않고 이탈
실제로, GNB를 탐색한 후 서비스 이용으로 전환된 비율은 5%대였고, 상세 페이지를 탐색한 후 서비스 이용으로 전환된 비율은 15%대로 3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현 GNB 구조는 고객의 탐색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본인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빠르게 찾지 못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세웠다.
1. 탐색 구조 최적화
가장 먼저, '사용자가 느끼는 피로도를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에 대해 고민했다.
UT에 참여한 모든 테스터가 다수의 선택지로부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PM들이 한 자리에 모여 프로덕트의 핵심 가치(Core Value)에 대해 정리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러 가지 하위 프로덕트가 존재하는 만큼 중복되는 요소와 차별화되는 요소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논의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목표에 따라 서비스를 그룹화하고 상위 카테고리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상위 카테고리를 선택한 후, 하위 프로덕트를 탐색하는 방식으로 경로를 단순화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핵심 가치를 기준으로 - 학습을 돕는 프로덕트를 하나의 그룹으로, 습관 형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노출하는 식이다.
이전에는 GNB 상에서 모든 프로덕트를 나열식으로 노출했다면, 하위 서비스의 탐색은 LNB를 활용하도록 변경된 셈이다.
2. 정보 전달 방식 개선
기존 LNB의 경우, 하위 프로덕트명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ex) 카카오 → 카카오톡,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스타일
공급자 관점에서 이름을 정의하고,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고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였다. 이로 인해 탐색에 대한 흥미나 관여도 또한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동시에 각 서비스가 서로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각 프로덕트를 고객의 언어로 재정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LNB 내에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여 프로덕트 간 차별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상세 페이지로 이동하기 전 단계에서 핵심 가치를 빠르게 파악하고 - 본인에게 적합한 프로덕트를 선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탐색 시간이 증가할 수 있으나, 앞단에서 관여도를 높인다면 최종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탐색 구조를 최적화 하고, 정보 전달 방식을 개선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 크게는 위와 같은 형태로 개편이 진행되었다. GNB에서는 카테고리를, LNB에서는 각 서비스의 핵심 기능과 가치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셈이다.
기존 구조에 비해 뎁스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GNB를 통해 브랜드를 탐색하는 사용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각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최종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내가 담당하는 프로덕트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포함된 모든 프로덕트와 연결된 프로젝트였기에, 시작 전 부담도 컸지만 그 이상의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1. 프로젝트의 목표에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자
이번 프로젝트의 DRI 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프로젝트의 진행 배경과 문제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설득하는 것이었다.
여러 과정 중, 가장 중요했던 일 중 하나는 각 프로덕트의 핵심 기능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수집하는 것이었다. 해당 내용이 정리되어야 프로덕트 간 위계를 정리하거나 최상위 기준을 설정하는 등의 일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PM과의 협업, 그리고 설득이 필수적이었다.
각 PM은 평소 개인이 담당하는 프로덕트의 목표와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고민해 왔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더더욱 단순히 태스크나 솔루션에 대해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 현 시점에서의 문제와 프로젝트 목표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고 맥락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더불어, 상위 프로덕트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함께 궁리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갖는 것도 유의미할 것이라 생각한다.
2. 데이터 너머 고객 여정을 상상해 보자
GNB와 허브 페이지는 단순한 네비게이션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를 이해하고 서비스를 탐색하는 첫 접점이다. 해당 페이지에서 여러 서비스를 살펴보고,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결정되는 곳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지표 뿐만 아니라 - 어떤 목표를 갖고 탐색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에 대해 공감하며 고민하고자 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임팩트와 성과를 고려해야 하지만, UX 개선 관점에서는 고객 친화성을 최우선으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실감한 프로젝트였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는 전반적인 시장의 크기와 임팩트 등을 고려하지만,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관점에서는 여러 케이스를 기반으로 UX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경험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기존에는 시장의 문제를 사업적으로 풀어내는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본질적인 사용자 경험에 몰입하여 고민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지 않나 싶다.
특히, 동일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PM들을 설득하고,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배움을 얻었다. 이전에 마주했던 '서로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으로 일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자주 떠올랐던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