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yd 고종석 Aug 21. 2017

영화를 빛낸 음악,
아픈 사랑의 향기 ‘브로큰 써클’

블루그래스의 향연과 아픈 사랑의 향기, 영화 브로큰 써클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는 엔딩에서 남자 주인공과 그의 밴드가 보여주는 음악을 통한 몸짓은 절규로 시작되어 희열로 만개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공연 장면은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남녀 주인공은 각각 뮤지컬 배우와 음반 출시를 한 경험이 있는 엔터테이너이다. 영화에 등장했던 밴드는 브로큰 서클 브레이크다운(BCB) 밴드라는 이름으로 영화 이후에도 큰 반향을 이어 나오고 있다.

벨기에 영화지만한국적 감성을 지닌 영화

영화 <브로큰 서클(Broken Circle Breakdown)>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감각적인 영상 편집과 아름다운 사운드 트랙으로 <원스>, <어거스트 러쉬>를 잇는 감성적인 음악 영화로 평가받았다. 2012년에 제작된 벨기에 영화 <브로큰 서클>은 가슴 벅찬 사랑과 절망을 담아낸 영화이다. 


<브로큰 서클>은 ‘버라이어티지’가 선정한 최고의 10대 유럽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Felix Van Groeningen)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로 2013년 제6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유로파 시네마 레이블상과 파노라마 관객상 등을 수상한 명작이다. 또한 유러피안 필름 어워즈에서는 최다 5개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고, 제 86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며 평단과 관객들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영화이다.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시간의 재구성은 전반적인 극의 진행에 세련미를 더하며 기쁨과 슬픔의 순간을 더욱 극대화시킴으로써 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냈다. 주인공을 맡은 요한 헬덴베르그는 <브로큰 서클>의 원작 연극을 썼고, 2009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되며 찬사를 받았던 <개같은 인생>에서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 인연을 바탕으로 펠릭스 감독이 연출한 이번 작품에 다시 한 번 참여하게 되었다.


펠릭스 반 그뢰닝엔 감독은 “이 세상 누구라도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서로가 서로를 잃어가는 과정에 대한 영화”라고 <브로큰 서클>을 소개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영화 <브로큰 서클>의 질감은 건조함이 큰 편이다. 전반부의 애절한 사랑과 후반부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큰 사건 속에서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는 감상자에게 슬픔 이상의 감정의 날마저 전달한다.


블루그래스의 명곡이 함께 하는 사운드트랙

<브로큰 서클>의 사운드 트랙은 주인공들이 직접 부른 블루그래스의 명곡들이 더욱 진한 감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 O.S.T에는 블루그래스의 흥겨움을 잘 반영한 ‘Rueben’s Train’, Cowboy Man', ‘Wayfaring Stranger'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명곡 'If I Needed You'가 유독 눈에 띈다.


특히 ‘If I Needed You’는 컨트리와 포크 가수로 유명한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와 돈 윌리암스(Don Williams)가 1981년 함께 불러 히트를 기록했던 넘버이다. “당신이 필요하다면 내게 와 주겠어요? 내 아픔을 달래주러 와 주겠어요? 당신이 날 필요로 하면 난 당신의 아픔을 달래주러 바다를 헤엄쳐서라도 갈 거예요.”라고 부부는 관객 앞에서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서로의 손을 잡아 주지 못했다.


줄거리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의 타투이스트 ‘엘리제’와 음악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 ‘디디에’ 두 사람은 첫 눈에 서로에게 끌려 뜨겁게 사랑하고, 뜻밖의 임신으로 서로를 설득하며 결혼을 하게 된다. 너무나 귀여운 딸 메이벨의 탄생으로 부모가 되는 기쁨을 나누며 행복하게 생활하던 가정. 그러나 갑작스레 딸 메이벨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끝없이 이어질 듯 하던 두 사람의 사랑과 행복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저 바퀴가 부서지지는 않을까

얼마가지 못해서 부서지지는 않을까

주님 계신 하늘이 더 좋은 것일까

저 하늘은 더 좋은 것일까“


삶에 있어 하나의 바퀴, 즉 현실의 호흡은 사람의 의지와 달리 오랫동안 버틸 수 없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안타깝다. 행복과 절망, 그리고 다시 또 살아야 하는 사람의 인생은 그래서 더 간절하게 현재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브로큰 서클>의 영상과 음악을 감상한 이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발견된다. 국내 개봉 당시 홍보 전단과 사운드트랙의 앨범 이미지는 영화의 전체 테마는 물론 극의 맥과 동떨어진 이미지를 선정해서 영화의 유려한 결을 부분 훼손시키고 말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를 빛낸 음악, '레 미제라블'과 '향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