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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pr 26. 2022

포 프렌즈(For Friends)

품위와 품격을 지닌 포 프렌즈의 첫 음반 [Part1 “Another World”]

2013년에 발표된 S.L.K.의 [The Original Mindset]는 여전히 손이 자주 가는 음반 중 하나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채우기 위함은 물론 감성적인 록을 즐기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5곡의 출중한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S.L.K.는 이근형(기타)과 신현권(베이스), 김민기(드럼)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로 김종서와 이현우가 객원 보컬로 참여하며 관심을 모았던 음반이었다. 지금 소개하는 포프렌즈의 앨범 [Part1 “Another World”]는 S.L.K.의 음악에 걸 맞는 흡인력을 지닌 음반이라고 먼저 소개하고 싶다.

[Part1 “Another World”]는 2017년 결성된 포프렌즈의 첫 음반이다. 소개 글에 앞서 S.L.K.의 음반을 언급했던 이유 중 하나는 포프렌즈의 음악이 지닌 고급스러운 기품 때문이다. 음악적 스타일은 물론 레코딩 상태와 매끄럽고 확장력 큰 연주의 깊이, 그리고 감상을 더하게 만드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보컬의 가창은 이들의 라이브를 서둘러 마주하고 싶은 욕망까지 이끌어냈다. [Part1 “Another World”]는 포프렌즈가 지닌 음악적 지향점과 어울림이 큰 타이틀로 장르적으로 록과 재즈, 블루스, AOR 등 다양한 영역을 내포한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7년 박귀배(베이스, 보컬)와 최종혁(피아노), 한상근(기타), 이경화(드럼)로 출발한 포프렌즈는 ‘마리오네트’, ‘바우왈츠’, ‘마지막 사랑’, ‘Airport.part.1 첫사랑 노래’, ‘그건 아냐’, ‘착하게’가 포함된 싱글을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작법이 특히 우수했던 이 곡들은 윤시내의 ‘열애’, ‘DJ에게’,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유열의 ‘이별이래’, 김종찬의 ‘당신도 울고 있네요’ 등을 작곡했던 최종혁에 의해 완성된 음악이었다. 밴드 결성 이후부터 연주 활동과 작품 발표를 꾸준하게 진행해 왔던 포프렌즈는 2019년 즈음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먼저 건반과 작곡을 겸하고 있던 최종혁의 건강 문제로 활동과 음반 제작이 일시적으로 보류되었고, 휴지기에 들어갔던 2020년 ‘정가성’이라는 예명으로 싱글 ‘따라와’를 발표했던 조우림(보컬)을 새로운 멤버로 맞이하게 된다.

조우림의 가입은 5인 체제라는 새로운 흐름을 마련했고, 포프렌즈의 다음을 위한 중요한 기폭제로까지 작용했다. 그는 ‘청주 직지가요제’와 ‘목포가요제’, ‘여수 MBC가요제’에서 금상과 우수상, 대상을 수상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팝과 록, 발라드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가창력을 뽐내왔던 조우림은 고른 음역대와 빼어난 힘을 지닌 만능 보컬리스트이다. 그의 가입을 기점으로 포프렌즈의 멤버들은 각자의 연주 파트와 작·편곡에 보다 중심을 잡게 되었다.

 

한국대중음악의 보편적 감수성과 확장된 기조를 지닌 [Part1 “Another World”]

포프렌즈의 [Part1 “Another World”]는 간결하면서도 풍성한 감성과 너른 음악적 기조를 띈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5곡이 실린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마지막 트랙에 위치한 ‘빛을 찾아서’이다. 이 곡은 좋은 작품을 마주한 실력파 뮤지션들의 역량이 집중된 수려함이 빛나는 넘버라 할 수 있다. 각 파트의 절제된 연주와 단아하면서도 화려하게 흐르는 보컬 프레이즈는 방송이나 미디어에 노출된다면 크게 히트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감상 포인트는 첫 트랙으로 자리한 ‘세월애’에서도 흡사하게 전달된다. 포프렌즈에 이르러 자신에게 맞는 옷을 만난 듯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 조우림의 보컬은 ‘세월애’에서 특히 압권을 보인다. ‘Ego’는 8~90년대를 연상하게 만들 정도로 반가움 큰 연주와 프레이즈가 인상적인 트랙이다, 그루브가 넓게 번지는 가운데 각 파트의 연주가 상승하며 일체를 이룬 ‘Flyin The Sky’는 포프렌즈 멤버들의 역량이 하나 된 앨범 내의 유일한 인스트루멘탈 트랙이다. 기타와 건반의 여린 선율 위에 박귀배의 가창이 덧입혀진 ‘Remember’는 포프렌즈 음악의 스케일을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발라드로 수록곡 가운데 가장 긴 러닝타임의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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