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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pr 26. 2022

소닉 스톤스 3집 [Burning Us All]

펑크와 하드코어신을 포용한 마력을 품은 폭주 기관차

소닉 스톤스 3집 [Burning Us All]

인디와 평크위기그 경계를 오가며 구축된 이용원의 음악

1995년 이후 등장한 클럽 드럭과 스트리트 펑크 쇼 등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선을 보였던 펑크는 인디 초창기부터 국내 록의 주요 장르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같은 시기 국내 록 신에 등장하며 함께 성장했던 얼터너티브나 그런지 등의 장르와 달리 펑크의 위세는 클럽이나 필드의 영향 밖에서도 꾸준하게 거듭났고, 특히 젊은 층에게 혁신적인 음악으로 환영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2005년 7월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음악캠프’에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두 멤버가 벌인 신인공노할 행동 이후 펑크는 물론 인디 필드와 록 신은 늪에 빠져든 듯 한순간에 가라앉고 말았다. 

이후부터 거의 모든 록 뮤지션과 밴드들은 자생적인 움직임을 더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더해야 했다. 그들 중 개별적으로 맥을 잇던 몇몇 펑크 밴드들은 국내를 벗어나 동남아시아와 일본에서 적잖은 환영을 이끌어내며 변환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당시의 이러한 흐름에는 이용원이라는 뮤지션의 역할이 나름 컸다. 이용원은 1999년 스컹크 레이블을 통해 발표된 밴드 껌(Gum)의 [Bogus Punk Circle!]을 통해 앨범 데뷔했고, 펑크 뮤지션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마련해 낸 뮤지션으로 평가된다. 또한 작사, 작곡은 물론 음반 제작과 공연 사업가로도 인지도가 큰 인물이다. 


2003년 김원구(베이스)를 대신해 이근영을 맞이하며 껌엑스(Gumx)로 밴드 이름을 교체했던 이용원은 2008년 [Old]를 발표한 이후 인디, 즉 199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아우르는 조합이라 할 만한 옐로우 몬스터스(Yellow Monsters)를 결성해서 자신의 음악적 흐름에 큰 진화를 더했다.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을 평정한 작품 [Red Flag] 이후 잠정적인 휴지기에 접어들었던 이용원은 2016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용원으로 솔로 활동을 진행하며 멜로디컬한 하드코어를 통해 대중 친화적인 펑크 사운드를 다시 한 번 펼쳐 보였다. 이 사이 이용원은 밴드 활동 외에도 자신이 설립한 올드 레코드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유통망에도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펑크 밴드 하이 스텐다드(Hi-Standard)의 아키히로 남바(Akihiro Namba)의 남바69(Namba69) 등 실력있는 뮤지션과 밴드의 음악을 한국 시장에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다시금 단단한 영역을 확보해 낸 결과물 [Burning Us All]

소닉 스톤스는 2017년에 이용원이 새롭게 결성한 밴드로 그의 새로운 음악적 기조 아래 출발했다. 이전까지 이용원과 연관된 밴드와 멤버들은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 최재혁),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한진영), 푸펑춘(이용균), 타파키(Ta Copy: 최건) 등 1990년대 중반 이후 인디 필드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이었다. 주변 인맥을 특히 잘 활용하는 이용원이 리드하는 소닉 스톤스는 언니네 이발관 출신의 정무진(베이스)과 위퍼(Weeper)의 강민석(드럼), 보드카 레인(Vodka Rain)의 이해완(기타, 보컬)으로 구성되었다. 

유명 밴드 소닉 유스(Sonic Youth)와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에서 차용한 소닉 스톤스라는 밴드명은 옐로우 몬스터스의 음악적 이상과 흡사함을 지니고 있다. 이는 직설적인 가사와 풍성한 멜로디를 앞세운 2017년 데뷔작 [Born]에서 여실히 표출되었다. 옐로우 몬스터스가 그랬듯 소닉 스톤스 역시 데뷔 앨범을 통해 대중과 마니아들로부터 곧장 호응을 이끌어냈다.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되었던 소닉 스톤스의 데뷔 앨범은 기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소닉 스톤스의 호흡에 더한 박동을 가미해줬다. 이후 3장의 싱글을 더하고 건스 앤 로지스(GN’R) 출신의 기타리스트 슬래쉬(Slash)의 내한 공연 무대에서 오프닝까지 담당했던 소닉 스톤스는 2019년 2집 [Before The Storm]를 내놓는다. 캐나다와 한국, 일본의 공조 속에서 발매된 이 음반은 일편 자유분방하게 흐르던 이용원 음악에 대한 확실한 기조가 마련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3년 만에 발표된 소닉 스톤스의 3집 [Burning Us All]은 앨범 소개에 실린 글처럼 ‘폭주 기관차’를 연상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국 밴드 고유의 사운드, 그리고 이용원만이 연출할 수 있는 펑크와 하드코어의 정수가 여러 노이즈와 멜로디로 점철되어 있다. 녹음 과정과 스텝 라인업에 걸 맞는 사운드의 명료함은 곱씹어 들을 만한 가치마저 더한다. 첫 곡 ‘Burning Us All’과 ‘Rising Sun’의 짧고 날렵한 질주에 이어지는 2부작 ‘ The Beginning Of The End I’는 이용원 음악의 연륜과 이해완을 비롯한 멤버 모두의 역량이 결집된 트랙이다. 대중적 요소가 가득 배인 ‘Kelowna’는 여러 연령층이 특히 좋아할 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고, 1990년대 그런지 사운드를 연상하게 만드는 ‘Ashes’는 이번 앨범에서 단연 돋보이는 수작으로 손꼽힌다. 이어지는 두 곡은 첫 번째 곡 ‘Burning Us All’을 새롭게 각색한 버전이다. 스카와 멜로디의 경쾌한 맥이 교차하는 ‘쌈싸페’는 1990년대 인디를 상징하는 페스티벌이었던 ‘쌈지 록 페스티벌’을 연상하며 완성된 곡으로 후반부 멤버들의 코러스가 눈에 띈다. 


‘음악을 통한 아우성으로 끊임없이 구르고 굴러갈 음악을 펼치겠다.’라는 소닉 스톤스의 [Burning Us All]은 옐로우 몬스터스의 [Red Flag]에 견줄만한 에너지와 흥미를 지닌 작품으로 2022년을 빛낼 음반이라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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