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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y 09. 2022

프로듀서는 지휘자?

프로듀서는 음악의 본질적 소통을 위한 맥(脈)

한 곡의 음악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는 작곡과 작사, 그리고 실제 연주자와 이를 서포팅하는 제작자가 존재한다. 이 과정 이후 뮤지션은 스튜디오로 들어가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의 레코딩과 믹싱, 마스터링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음악은 완성된다. 하나의 음악이 지니는 기본적인 방향성과 형상은 뮤지션이 지니고 있다. 목표를 지닌 그 형상의 틀과 질적 가치는 프로듀서의 역할에 큰 무게를 갖는다. 레코딩 프로듀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 뮤지션의 음악적 완성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는 각 그룹, 혹은 각 뮤지션의 음악 자체를 다루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적 장단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해석한다. 그리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분출해 내기 위해 실연자들이 가진 본연 이상의 내용을 가능성으로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는 녹음이 진행되는 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엔지니어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마이크의 세팅과 천장의 구조, 제한된 공간의 활용 등과 관련한 여러 생각들까지 도모한다. 

클래식의 경우, 같은 지휘자임에도 연주의 질에 차이가 매우 크다. 이유가 무엇일까. 음악은 라이브의 지향점이 있기도 하지만, 하나의 음반, 즉 소장 가치로서의 결과물로써 끝없는 부분 녹음과 수정, 그리고 변화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예술이다. 때문에 스튜디오 내에서의 레코딩 방식과 라이브에서의 또 다른 시도와 과정에 의해 결과물의 내용이 다채롭게 표현된다. 굴드와 첼리디바케, 그리고 카라얀의 상반된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 사람은 철저히 음반에, 또 한 사람은 오로지 라이브에,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두 과정을 혼용해서 자신의 음악적 반경을 넓혀 나왔다. 레코딩이 없는 음악은 나름 특별한 가치성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레코딩 과정을 거친 음반과 라이브의 병행은 거의 모든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이 존중하는 방식이다. 재즈의 경우 임프로바이제이션(improvisation)에 의해 음반보다 더 뛰어난 연주가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측정할 수 없는 레코딩과 그 과정을 위한 노력과 과정 없이 ‘더 나은 라이브 연주’는 음악이라는 예술의 평가적 측면에서 다소 무의미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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