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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Feb 26. 2017

작사, 작곡자로 시작해서 남도 창법을 덧입혀 성공한 김

작사, 작곡자로 시작해서 남도 창법을 덧입혀 성공한 김수희

김수희는 데뷔 이전인 1972년 작사 및 작곡가로 음악계에 첫발을 들였습니다. 명창 박초월에게 남도 창법을 사사받은 김수희의 창법은 중저음부터 줄기차게 뻗어 올라가는 하이 보컬이 일품이죠. 오랜 단련 끝에 그녀는 자신이 가진 허스키한 목소리에 다양한 국악 창법과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녀는 얼마 안 되는 ‘모창을 할 수 없는 가수’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그녀의 월등한 가창력은 그녀를 한 때 ‘여자 조용필’로 지칭하게까지 만들었습니다. 


본명이 김희수인 김수희는 1953년 부산 출신입니다. 여고 졸업 후 미8군 쇼 무대에서 '블랙 캣츠'라는 그룹의 멤버로 활동하며 노래를 처음 시작했었죠. 이 당시 그녀는 블루스와 재즈를 모창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키게 됩니다. 1976년 데뷔 앨범의 수록곡 ‘너무합니다’가 뒤늦게 히트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그녀는 1982년 ‘멍에’와 1984년 ‘잃어버린 정’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최고의 인기가수로 추앙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를 최고의 가수로 손꼽는 이유는 1986년 발표된 국민가요 ‘남행열차’와 1990년 발표된 전국민의 애창곡이었던 ‘애모’에서 선보인 가창의 절정 때문입니다. 희대의 히트곡이었던 이 두 곡에서 선보인 그녀의 스타일은 극과 극이었죠.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을 가미한 서정적이고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넘버 ‘애모’와 그와 정반대의 비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남행열차’. 특히 ‘남행열차’에서는 록스타일마저 탑재함으로써 더 큰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김수희는 자신의 레이블 ‘희 레코드’를 설립해서 편승엽과 신신애 등의 음반을 제작해 나왔으며, 100여 곡에 이르는 히트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1987년에 발표된 본 앨범 [힛트곡 모음집]은 대표적인 그녀의 넘버들이 가득 담겨져 있으며, 모든 곡이 노래방에서 꾸준히 애창되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절대 창법을 구사한 ‘멍에’와 가사의 애절한 울림이 인상적인 ‘못잊겠어요’는 데뷔 앨범에서 김수희를 상징적인 아티스트로 이끈 곡입니다. 김수희 창법의 매력적인 장점과 시도가 고르게 번져있는 ‘고독한 연인’과 ‘마지막 포옹’, ‘사랑하는데 왜’.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의 조합이 인상적인 4집 앨범의 타이틀곡 ‘당신은 누구세요’. 슬로 고고풍에 연주의 깊이가 김수희 보컬의 청아함과 함께 묻어나는 4집 수록곡 ‘서울의 여인’, 김정호의 원곡 ‘님’을 국악과 일렉 사운드의 협연으로 조화시킨 ‘님’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앨범은 그녀의 초중기 히트곡을 모아놓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한 편의 1980년대 멜로 영화를 보는 듯 사랑을 향한 다양한 감정의 울림이 함께하며, 성인가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깊은 감동이 음악적 향취와 함께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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