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yd 고종석 Feb 27. 2017

스위트피의 시작에 알려지지 않았던 소속사와의 갈등

델리스파이스로 활동하던 김민규, 소속사와 의견 충돌로 스위트피 사라질 뻔

스위트피의 마지막 앨범에 전하는 스위트피의 시작점.

델리스파이스 2집 준비 중이던 김민규, 소속사와 의견 충돌로 스위트피 사라질 뻔


전작 『거절하지 못할 제안』(2007) 이후 10년 만에 발표된 정규작 『그걸로 됐어』의 타이틀이다. 종착적인 느낌을 지닌 제목은 20년 동안 이어져온 스위트피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위트피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델리스파이스에서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규의 프로젝트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한 가지 전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 


스위트피의 시작점은 인디 신의 열기가 풍성하게 번지던 1998년이었다. 당시 김민규는 델리스파이스의 멤버로써 에코의 3집 『Voice Of Love』(1998)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뮤직디자인에 소속되어 있었다. 델리스파이스의 2집 『Welcome To The Delihouse』(1999)이 발표된 직후, 뮤직디자인의 서희덕 대표는 급하게 회의를 소집했다.



“민규가 델리 스파이스 외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라며 김민규의 스위트피 활동에 대해 다른 레이블이 엮인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레이블에 소속된 가수가 소속사와 상의없이 개별 활동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에 뮤지션과 음반사의 전속 계약서에는 소속 뮤지션의 별도 프로젝트 활동에 대한 명시가 불분명했다. 



또한 이 시기는 인디와 클럽 문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밴드에 소속된 뮤지션들이 간혹 홀로 무대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 스위트피는 델리스파이스와 별개로 김민규가 라이브 무대에서 개별적인 음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단순한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명일 뿐이었다. 소속사인 뮤직디자인의 결론은 김민규에게 델리스파이스 활동에 주력하라는 의견을 전달했고, 스위트피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달려라 자전거」와 「종이비행기」가 연달아 히트를 기록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스위트피에 대한 뮤직디자인의 관리도 유연해졌고, 그렇게 스위트피의 『Never Ending Stories...』(2000)는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될 수 있었다. 


1집 이후 17년이 지난 시점에서 마지막을 고한 본작은 CD가 아닌 고급스러운 재질의 LP로만 발매되었다. 이 곡의 인트로는 낯익은 기타 멜로디와 김오키의 색소폰, 김민규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특히 귀에 살랑거리는 곡이다. 마스터링 자체에 신경을 많이 쓴 이번 음원의 스펙은 32비트 48kHz로 완성되었다고 전해진다. 긴 여행길을 다녀온 김민규의 또 다른 걸음을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사, 작곡자로 시작해서 남도 창법을 덧입혀 성공한 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