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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r 30. 2017

아트블래키&메신저스의 농익은 연주가 담겨진 미공개실황

[Chicago Jazz Festival 1987]

다양한 리듬과 악기의 다채로운 편성으로 하드밥을 이끈 리듬의 전도사

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

1942년 재즈계에 등장하며 레이블 블루노트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아트 블래키(Art Blakey)의 음악인생은 하드밥의 전통을 지켜 나오는 가운데 곧고 직선적인 흐름으로 막을 내렸다. 아트 블래키가 동시대의 명드러머들과 함께 드럼 배틀을 펼쳤던 1964년 ‘뉴포트 재즈 페스티발(Newport Jazzfestival)’은 아직까지도 전설적인 명연으로 손꼽힌다.

당시 맥스 로치(Max Roach)와 앨빈 존스(Elvin Jones), 버디 리치(Buddy Rich)는 아트 블래키와 함께 재즈가 지닌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했었다. 재즈에 있어서 드럼 연주는 콤보와 빅 밴드 스타일로 나뉠 수 있다. 아트 블래키는 소규모 콤보인 트리오에서부터 빅 밴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즈 포맷에서 자신만의 올곧은 연주를 펼쳐 나온 한결같은 뮤지션이었다. 무엇보다 리듬 섹션의 중요성을 향상시켰던 아트 블래키는 ‘재즈는 리듬’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피력했고 안착시킨 뮤지션이기도 했다.


활동 초기에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을 시작했던 아트 블래키는 칙 웹(Chick Webb)과 시드 케틀렛(Sid Catlett)과 같은 하드스윙 드러머의 영향을 받으며 드러머로 자연스럽게 포지션을 이동했다. 아트 블래키의 연주는 피아니스트 매리 루 윌리암즈(Mary Lou Willams)와의 협연과 플레처 핸더슨(Fletcher Henderson)과의 순회공연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연주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모던 재즈의 요람으로 평가받는 빌리 엑스타인(Billy Ecstine) 악단에서 활동하던 시기부터였다.

찰리 파커(Charlie Parker)와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에 이르는 명뮤지션들이 거쳐 갔던 빌리 엑스타인 악단에서의 활동으로 아트 블래키는 스윙에서 벗어나 비밥으로 자신의 연주 스타일을 변화시켰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아트 블래키는 자신의 생애 내내 따라붙게 되는 ‘매신저스(Massenger)’의 시작을 알리며 첫 작품 [New Sound]를 발표했다. 생전에 유독 세계 여행을 많이 다녔던 그는 메신저스의 첫 앨범 이후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모던 재즈로 변환시키게 된다.

이후 밴드 리더로써의 입지를 다져 나가던 아트 블래키는 1954년 재즈 역사에 여전히 기억되고 분명하게 기록되고 있는 버드랜드 클럽에서의 실황을 담은 명반 [A Night at Birdland]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는 추후 펑키 재즈의 새 지평을 개척하게 되는 피아니스트 호레이스 실버(Horace Silver)와 요절한 천재 트럼펫터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등이 참여했다.

1955년 아트 블래키는 호레이스 실버(Horace Silver), 덕 왓킨스(Doug Watkins) 등과 함께 호레이스 실버&재즈 메신저스(Horace Silver &Jazz Massengers)를 결성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블루노트 레이블을 통해서 하드밥 시대를 알린 [At The Cafe Bohemia Vol.1]를 발표하며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지만, 호레이스 실버&재즈 메신저스는 멤버간의 갈등으로 아트 블래키&재즈 매신저스(Art Blakey & Jazz Messengers)로 자연스럽게 전환되었다.

아트 블래키&재즈 메신저스는 근대 재즈 역사를 요약한 흐름과 다름 아니다. 이는 이 밴드를 거쳐 나온 수많은 뮤지션들의 면면에서 분명히 확인된다. 웨인 쇼터(Wayne Shorter),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 윈튼 마샬리스(Wynton Marsalis), 바비 티몬즈(Bobby Timmons), 도날드 버드(Donald Byrd), 리 모건(Lee Morgan), 프레디 허버드(Freddie Hubbard), 쟈니 그리핀(Johnny Griffin), 키스 자렛(Keith Jarrett) 등 이름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많은 뮤지션들이 거쳐 간 아트 블래키&재즈 메신저스는 밴드명 그대로 최고의 ‘재즈 전도사’였음에 분명하다.


생전 일본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아트 블래키는 1963년과 1964년에 연달아서 [Kyoto]와 [Ugetsu]를 발표하는 등 일본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그런 그의 죽음 역시 일본에서 시작되어 끝을 맺게 되었다. 1990년 폐렴으로 고생하는 가운데 진행된 일본 도쿄 돔 공연 직후 아트 블래키는 무대 뒤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곧장 뉴욕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한 달 뒤인 10월 16일 아트 블래키는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후기 아트 블래키&재즈 메신저스의 농익은 연주가 담겨진 미공개 실황

[Chicago Jazz Festival 1987]

아트 블래키가 사망하기 3년 전인 1987년 9월 5일에 펼쳐졌던 제9회 시카고 재즈 페스티벌 (Chicago Jazz Festival)에서 녹음된 이 앨범은 1988년 NPR 라디오로 방송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적잖은 아트 블래키의 추종자들의 바람으로 이 실황은 알레스 뮤직을 통해서 국내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게 되었다.

그동안 공개 되지 않았던 이 실황 음반은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었던 아트 블래키 음악 인생의 마지막 절정을 담고 있다. 트럼펫은 필립 하퍼(Phillip Harper)가 담당하고 있으며, 로빈 유뱅크스(Robin Eubanks)의 트럼본, 제이본 잭슨(Javon Jackson)의 테너 색소폰, 베니 그린(Benny Green)의 피아노, 피터 워싱턴(Peter Washington)의 베이스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다. 이 라인업은 다음 해 11월까지 유지되며 라이브에서 더 큰 진가를 발휘했던 시스템이었다. 총 11곡을 수록하고 있는 이 앨범은 재킷에서 전달되는 역동적인 느낌만큼 수록곡 모두 후기 메신저스의 원숙한 연주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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