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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r 30. 2017

컬리지록의 성공과 얼터너티브 사이를 관통한 10,000

[Planned Obsolescence... Live '88]

컬리지록의 성공과 얼터너티브 사이를 관통한 10,000 Maniacs의 미공개 라이브 

[Planned Obsolescence... Live '88]

포크와 모던록을 기반으로 뉴웨이브까지 조화시킨 사운드를 구사하며 1981년에 결성된 10,000매니악스(10,000 Maniacs)는 1985년 메이저 데뷔 앨범 [The Wishing Chair]를 통해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데뷔 초기인 1983년에 발표된 [Secrets Of The I Ching] 앨범의 스타일처럼 초기 10,000매니악스는 영국 뉴웨이브의 전설적인 밴드로 인정받는 조이 디비전(Joy Division)과 흡사한 사운드를 추구했었다. 10,000매니악스가 인디차트 정상을 거두며 본격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철학적인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 그리고 보컬 나탈리 머천트(Natalie Merchant)와 기타리스트 존 롬바르도(John Lombardo) 등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작법에 기인했다.


메이저 데뷔 이후 10,000매니악스는 멤버 전원의 연주가 잘 다듬어진 가운데 현악기를 가미하는 등 이전보다 더 어쿠스틱해졌으며, 모던록의 유려한 기품마저 끌어 안기 시작했다. 이후 10,000매니악스는 닉 드레이크(Nick Drake), R.E.M과 작업한 거장 조 보이드(Joe Boyd)가 프로듀서한 앨범 [The Wishing Chair]로 인디록 차트에서 맹위를 떨치게 된다. 그리고 1987년에 발표한 3집 앨범 [In My Tribe]는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높은 판매를 기록했으며, 빌보드차트 44위에 랭크되는 인지도까지 이끌어냈다. 이처럼 10,000매니악스는 R.E.M 등과 함께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새로운 음악 사조인 컬리지록을 대변했으며, 이들의 성공은 많은 후배 뮤지션들의 메인 스트림으로의 진입을 유도해 냈다. 

무던한 성공을 거뒀던 [Blind Man's Zoo] 이후 대중적인 성공과 인지도가 동시에 상승하던 10,000매니악스는 보컬 나탈리 머천트와 R.E.M의 보컬 마이클 스타이프의 염문설이 터지는 등 연일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럼에도 10,000매니악스는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에 집중하며 다음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이런 과정의 끝인 1992년에 발표된 10,000매니악스의 4집 앨범 [Our Time In Eden]은 앨범 내에서 고르게 싱글 히트를 기록했으며, 앨범은 영국 차트에서 22위까지 오르는 등 다시 한 번 상승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10,000매니악스의 팬이라면 이들의 라이브 앨범 가운데 1993년 뉴욕 소니뮤직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MTV 언플러그드 공연 실황을 담았던 [MTV Unplugged] 앨범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바이올린과 비올라와 같은 현악기와 어우러진 포크 음악의 향연을 담아냈던 이 앨범은 두 개의 중요한 결과를 도출시켰다. 먼저 이 앨범을 끝으로 팀의 중심을 이루던 나탈리 머천트가 탈퇴를 감행했다. 

그녀는 10,000매니악스의 멤버가 되던 당시에 “30세가 되면 나는 이 팀을 떠날 것이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약속을 굳이 지켜낸 그녀는 이 앨범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작곡하고 패티 스미쓰(Patti Smith)가 불렀던 ‘Because The Night’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찬사를 얻어냈다. 그리고 나탈리 머천트가 10,000매니악스의 멤버로서 마지막으로 노래한 ‘Because The Night’는 빌보드차트 11위를 기록하는 등 이들 최고의 히트작으로 남게 되었다. 

나탈리 머천트의 탈퇴 이후 10,000매니악스는 기타리스트 존 롬바르도와 함께 존 앤 매리(John & Mary)에서 활동하던 여성 보컬리스트 매리 램지(Mary Ramsey)를 영입하며 활동을 재개한다. 매리의 영입은 듀엣으로 함께 활동하던 존의 입김 외에도 이미 오랜 시간 동안 10,000매니악스의 백 보컬과 비올라를 담당했던 이유도 작용했다. [MTV Unplugged] 이후 4년 만에 발표된 [Long Among The Ruins]는 록시 뮤직(Roxy Music)의 ‘More Than This’를 리메이크해서 수록하는 등 여러 시도가 함께 한 앨범이었다. 

그러나 어렵게 활동을 재개한 10,000매니악스는 기타리스트 로버트 벅(Robert Buck)의 사망으로 다시금 침체기에 접어 들 수밖에 없었다. 나탈리 머천트는 1998년 브루스 스프링스틴 매니저의 도움으로 솔로 앨범 [Ophelia]를 내놓았고, 2001년 [Motherland]를 연달아 발표했다. 그녀는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솔로 뮤지션으로써 더 큰 성공을 기록했다. 

지금 마주하는 음반 [Planned Obsolescence... Live '88]이 제작되던 1988년, 10,000매니악스는 전년에 발표했던 중기 명작 [In My Tribe]와 함께 최고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다. 또한 10,000매니악스가 주류를 이루며 활짝 문이 열린 컬리지록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얻어내고 있었으며, 팀을 상징하는 나탈리 머천트는 새로운 여성 보컬의 총아로 인정받고 있었다.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Planned Obsolescence... Live '88] 앨범은 1988년 4월 29일 보스턴의 메사추세츠 오르페움 극장에서 진행된 WBCN-FM의 방송 실황을 담고 있으며, 총 21곡의 다양한 곡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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