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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pr 11. 2017

영화를 빛낸 음악,
'뮤직 네버 스탑'

The Music Never Stopped

The Music Never Stopped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 사이의 같음과 다름. 서로가 비슷하거나 같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다른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그로 인해 사라짐도, 변화도 일어난다. 다른 점 때문에 멀어지는 것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끌어안음이 현명할 수 있다. 이는 가족 사이에는 더욱 필요한 마음이다.

우리 모두의 관계처럼 음악은 언제, 어디서나 흐른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음악을 너무나 사랑한다. 아이가 사물을 인식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버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아이와 함께 감상하며, 그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 속에서 공감의 시간을 갖는다.

아버지가 듣던 음악은 어느새 새로운 시대의 음악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과거의 문화로 놓이게 되며, 아버지를 통해 음의 매력에 빠졌던 아들은 새로운 음악에 눈을 뜨게 된다. 그 사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세상의 현실과 이념적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끝없이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몇 십 년이 지난 후, 두 사람은 나이 든 아버지의 모습과 정지되어 버린 기억 속의 아들의 모습으로 재회를 하게 된다.

소개하는 영화 속에 미친 음악은 ‘선댄스 영화제’의 출품작이자,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의 개막작이기도 했던 ‘뮤직 네버 스탑(The Music Never Stopped)’이다. 서울에서는 총 10회도 안 되는 상영 횟수를 기록해서 아쉬움이 컸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앞서 언급한 상황처럼 소통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소통의 소재는 음악이며, 시기적으로 1960년대를 즈음한 여러 하드록과 사회적 이슈를 담는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영화의 줄거리

1986년 헨리와 헬렌 부부는 20년 전에 홀연히 집을 나갔던 아들이 뇌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아들 가브리엘의 상태는 올리버 삭스 박사에 의해 설명된 인간의 두뇌가 주변 세계와 상호 작용만을 인식하게 되는 기억 상실의 상태였다.

가브리엘은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정상적인 언어 구사가 힘든 것은 물론 20년 전의 상태로 모든 기억이 멈춰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가브리엘이 밴드 활동을 하던 1960~70년대 전후의 락음악을 듣게 되면, 잃었던 기억과 연관된 여러 상황들을 떠올리는 등 잊었던 기억을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헨리와 가브리엘은 음악치료사와 함께 당시의 노래를 함께 들으면서 과거처럼 이야기를 다시 나누게 되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까지 회복하게 된다.

영화의 시사점과 음악

이 영화는 1920년대의 스윙 재즈와 모던 재즈의 향수로 시작된다. 가브리엘의 성장 이후 극은 1960년대의 전쟁과 물질주의, 그리고 음악을 통한 새로운 이데아로서의 히피 문화로 이어진다. 가브리엘의 밴드 공연이 있던 날, 그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카운트 베이시(Count Basie)의 ‘Kansas City’를 연주한다.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던 그는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행동을 하게 되고.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가브리엘을 심하게 책망한다. 결국 그는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길을 떠나고 만다. 영화는 가브리엘을 통해 배트남 전쟁과 사회적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과 부끄러움을 느껴야만 했던 청년들의 자화상을 아버지와의 대립의 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브리엘이 돌아온 이후 여전히 아버지는 변화된 아들과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는 1960년대 미국 장년들의 과거에 대한 자부심이 변화된 세상 속에서도 여전한 틀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긍지는 다시 돌아 온 아들과 그를 통해 접하게 된 음악을 중심으로 자신과 가족을 보듬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영화의 전편에는 당시의 명곡들이 함께 한다.

가브리엘의 기억이 되돌아오는데,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한 비틀즈(Beatles)의 ‘All You Need Is A Love’. 가브리엘의 청년기 풋풋함을 느낄 수 있는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Cecilia’는 극중에 특히 인상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버팔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의 ‘Kind Woman’과 도노반(Donovan), 크림(Cream), 그리고 밥 딜런(Bob Dylan)의 ‘Desolation Low’와 스테펜울프(Steppenwolf)의 ‘Magic Carpet Ride’의 흐름은 극 전반에 고르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가브리엘 인생에 가장 큰 영향과 역할을 가하게 됐던 그룹 그레이트플 데드(Greatful Dead)의 ‘Truckinh’과 ‘Ripple’, ‘Uncle John’s Band’ 등의 곡은 영화의 엔딩까지 이어지며, 그의 마지막까지 운명을 함께 하고 있다.


영화 ‘The Music Never Stopped’는 1960~70년대의 하드록과 여러 명곡들을 통해 가족간의 소통과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명작으로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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