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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y 29. 2017

'매직'스러운 자우림의 [The Wonderland]

[The Wonder Land] 2000

2집에서 흡수된 테크노와 모던록의 결합이 인상적이었던 2.5집 [B定規作業] 이후 발표된 이 앨범은 주류 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의 자우림을 격상시킨 작품으로 20만장 이상 판매되었다. 록을 바탕으로 여전히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함과 독특한 창의력으로 구성된 모든 트랙은 이전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틀은 김윤아의 보컬에 있다. 선과 악을 오가듯 다채롭게 공간을 가로지르는 가창 속에서도 안정적인 호흡으로 듣는 이를 경악케 만든 김윤아의 이미지는 이 당시에 정형화되었다. 발랄한 리듬과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매직 카펫 라이드’는 자우림을 보다 대중적인 밴드로 상승시킨 넘버다. 일편 이 곡은 ‘마왕’과 함께 이질적인 사운드가 매섭게 파고드는 트랙이기도 하다. 

위트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미쓰코리아’와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을 제외한 곡의 느낌은 이전작과 유사하게 어두운 톤을 지니고 있다. 아이리쉬한 느낌의 ‘새’는 방송3사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2005년 리메이크 앨범 [靑春禮讚]에 수록될 당시에도 일부 방송사에서 제약을 받아야만 했다. 펑키하게 흐르는 ‘뱀’과 현악의 가녀린 멜로디가 인상적인 ‘그녀와 단둘이’는 감상하기에 매우 좋은 트랙이다. 3집 활동 전후로 자우림은 ‘글레이 엑스포 2001’에 초대되어 일본에서 잠시 활동했으며, ‘Miss Korea’를 타이틀로 한 앨범 [Jaurim]을 일본에서 발표했다. 이후 김윤아는 솔로 활동을 펼쳤으며, 김진만과 이선규는 퍼니 파우더의 이승복과 ‘초코크림롤스’를 결성해서 프로젝트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멤버 전원이 등장한 첫 재킷처럼 이 앨범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던 자우림 음악이 여러 갈래로 전개되기 시작하던 시기에 제작된 수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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