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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y 29. 2017

'민물장어의 꿈'과 '이카루스' 사이의 자우림

[Goodbye, grief.]

[Goodbye, grief.] 2013

드러머 구태훈이 설립한 사운드홀릭에서 출시된 두 번째 음반으로 기록되는 이 앨범은 재킷에서 발산되는 다원적인 느낌처럼 자우림이 자신들의 음악적 근원을 다시 찾아서 돌아온 작품이다. 올해로 정식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자우림에게 가장 최근작으로 남아있는 이 앨범은 발매에 앞서서 디지털 싱글 형식으로 ‘이카루스’를 선공개했다. 


이는 ‘나는 가수다’ 출연으로 여러 관련 앨범을 발표해 나온 자우림의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시키기 위한 기획적인 의도가 컸다. 실제로 9집 앨범 이전에 자우림은 ‘나는 가수다’에서 가창했던 24곡의 노래가 담긴 스페셜 에디션 CD/DVD를 출시하는 등 ‘나는 가수다’에 주한 활동을 펼쳐 나왔다. 앨범의 타이틀에 언급된 ‘비탄(Grief)’처럼, 그리고 타이틀곡 ‘이카루스’에 담긴 새로운 ‘비상(飛上)’의 의미와 같이 자우림은 이 앨범에서 시대의 중심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 층을 위한 음악을 다수 준비했다. 

철학적이었던 기존 가사보다 더 큰 심연의 기운을 지닌 ‘이카루스’는 신해철이 스스로 남긴 묘비명 ‘민물장어의 꿈’처럼 실패와 상실 속에서 미려하게 호흡해야 하는 삶의 명제를 가늠하고 있다. 앨범의 초반부터 비탄을 향한 안녕을 고하는 걸음은 건반과 현악, 코러스를 통해 여러 감정이 연출된 ‘Anna’와 ‘Dear Mother’에서부터 깊게 고여 온다. 그리고 앨범 후반부에서 고즈넉하게 흐르는 ‘전하고 싶은 말’과 ‘슬픔이여 이제 안녕’은 자우림 음악의 새로운 우림(雨林)에 대한 기대를 전한다. 

성공과 인기의 절정에 이르러 잠시 주춤했던 자우림, 다시 찾은 자신들의 음악적 감각을 토대로 의미있는 음악적 묘미를 전달했던 이 앨범은 자우림 고유의 합이 새로운 결로 완성된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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