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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Jun 02. 2017

시완레코드 SRMK시리즈 1, 2호. 김병덕

김병덕 [Duk Project]

14세 때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김병덕은 부산 출신으로 1980년대 붐을 이루기 시작한 부산 음악을 상징하는 뮤지션이다. 시완레코드에서 국내 뮤지션 시리즈로 발매된 이 앨범은 록과 재즈,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혼재하는 퓨전의 기운이 강한 작품이다. 

부산의 초기 재즈와 록 선도하며 1992년에 앨범 데뷔

부산 출신의 김병덕은 14세 때부터 밴드 활동을 하며 뮤지션의 길에 들어섰다.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가발을 쓰고 밤업소에서 연주를 해 나오던 김병덕은 업소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나오며 20대를 맞이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김병덕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에 입성했던 헤비메탈 밴드의 뮤지션들과 친분이 상당하다. 부산경성대 작곡과를 중퇴한 김병덕은 1983년 부산 최초의 재즈클럽 ‘멜팅 팟(Melting Pot)’을 오픈하며 지역 음악 발전에도 기여했다. 록부터 포크, 재즈,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세계를 체험하고 각종 타악기와 드럼, 플롯, 단소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이자 작곡가였던 김병덕은 1992년 대도레코드에서 「EXPERIMENT NO 2」를 발매하며 앨범 데뷔했다. 현대음악가 안일웅에 영향을 받은 김병덕의 아방가르드한 작풍은 이 앨범부터 이미 정점을 찍어냈다. 

디지털 사운드에 대항하는 사운드 연출

김병덕은 데뷔 초부터 음악이 기능적으로 내면의 소리를 전달하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우주와 교감하게 해야 한다는 ‘음도’의 역할을 피력해 나왔다. 김병덕은 이 앨범에서 자신의 음악이 지닌 장점 중 하나인 일렉트릭 기타에 의한 음의 세계를 표출하는데 집중했다. 

총 6곡이 수록된 앨범에서 김병덕은 앨런 홀스워스(Allan Holdsworth)와 흡사한 전위적인 연주를 바탕으로 디지털 사운드에 대항하는 여러 과정을 거쳤다. 2주일간 진행된 녹음은 10평 남짓의 스튜디오에서 4트랙 녹음기에 단 4개의 마이크를 세팅해서 원테이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엄밀히 순수 아날로그 사운드를 지향한 스튜디오 라이브 음반이기도 한 이 앨범은 장르적으로 록과 블루스 사운드에 여러 즉흥연주가 가미된 퓨전 계열의 작품이다. 보컬은 김병덕이 직접 담당했으며, 기타와 베이스는 각각 윤상호와 강재연이 담당했다. 드럼은 부산 출신의 헤비메탈 밴드로 이름을 날렸던 아마게돈과 미스테리를 거친 박철우가 담당했다. 블루지한 느낌이 강하게 배인 <Make It Fun>은 기타와 드럼의 폭발적인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김병덕 기타의 다양한 테크닉이 묻어나는 <Blues Theme From Neil Young>도 놓칠 수 없는 트랙이다. 

세계적인 프로그레시브 레이블 시완레코드에서 제작과 유통

이 앨범은 독특한 음악적 구성 외에도 해외에서 정평이 나있는 프로그레시브록 전문 레이블 시완레코드에서 발매되면서 더 큰 주목을 이끌었다. 1994년 이전까지 시완레코드는 해외의 주옥같은 앨범을 국내에 유통시켜 나왔다. 

시완레코드의 대표이자 유명 라디오 DJ 성시완은 국내 뮤지션의 다양한 음악을 국내와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새롭게 ‘SRMK 시리즈’를 런칭시켰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은 김병덕의 「Pot Concerto」 앨범이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앨범인 본작은 「Pot Concerto」와 함께 1994년 6월에 LP로 먼저 발매했고, 두 달 후인 8월에 CD가 발매되었다. 이전까지 시완레코드를 통해 발매되었던 해외 유수의 앨범 못잖게 이 음반의 재킷 역시 전위적이고 서사적인 느낌을 담으며 이슈를 모았다.  


김병덕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부산 헤비메탈과 재즈 뮤지션들과 교류를 이루며 독보적인 단계를 거쳐 나온 뮤지션이다. 해외에서 각광을 받았던 「Pot Concerto」과 함께 김병덕을 대표하는 이 앨범은 록과 재즈, 현대음악이 고르게 어우러진 진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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