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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Jun 15. 2017

왜 핑크 플로이드 음악에 환호하는가

핑크 플로이드 음악에 왜 우리는 환호하는가

그룹 결성 50년, 그리고 전작 [The Division Bell] 이후 20년만에 밴드 스스로 ‘마지막 앨범’임을 밝히며 발표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The Endless River]의 감격과 감흥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그룹의 중심이었던 시드 배릿(Syd Barrett)과 로저 워터스(Roger Waters)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제작된 [The Endless River]에 대한 아쉬움은 릭 라이트(Rick Wright)에 대한 헌정의 의미에서 대신할 수 있다. 

그리고 그룹 스스로 홀연히 사라지고 지워지는 아티스트 집단이 아닌, 남아있던 작은 여백을 채우고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거장의 철학마저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로저 워터스와 데이빗 길모어의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가 아닌 영역에서 두 사람의 합은 오히려 부담이 덜어진 가운데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아 본다. 


핑크 플로이드는 그 누구도 표현하지 못했던 철학적인 가사와 실험적인 사운드의 전개, 그리고 음악의 시각화를 위한 예술적인 앨범 커버와 특수 장치를 활용해서 전개되는 환상적인 라이브 무대를 통해서 가장 성공을 거둔 뮤지션 집단이다. 핑크 플로이드는 음악계에 전반적으로 깊이 침투되기 시작하던 록이라는 장르가 지닌 조금은 저급하고 반항적인 성격을 가장 유려하게 대중화시켰으며, 20세기 음악이 지닌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프로세스 뮤직(Process Music)의 팽창에도 기여를 한 그룹이다. 또한 핑크 플로이드는 하드록이 위세를 띄기 시작하던 1960년대 후반부터 예술적인 표현 수단으로서 록음악의 기교적인 진보를 이룬 그룹이기도 하다. 

이들의 음반 판매량은 미국에서만 8천만 장, 세계적으로 2억 5천만장 이상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1973년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은 빌보드 차트에서 741주 동안 머무르는 등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적인 유영을 남기고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하드록이 정의되던 시기부터 싸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록을 중심으로 재즈와 아방가르드적인 작풍을 가미하는 등의 여러 변화를 시도하면서 전 세계 음악 팬들을 환호시켜 나왔다. 


이들이 발표했던 총 15장의 앨범은 아날로그 시대에 디지털 양식과의 조화를 가장 완벽하게 선보였으며, 거의 모든 앨범에 각기 부여되었던 주제의식은 음악을 통한 선지자적인 역할까지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1996년 ‘록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 그리고 2005년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UK Music Hall Of Fame)’에 헌액되기도 했던 핑크 플로이드는 2004년 ‘롤링 스톤(Rolling Stone)’지가 뽑은 ‘역대 최고의 아티스트 100선(The 100 Greatest Artists Of All Time)’에서 5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핑크 플로이드는 각 시대와 시기에 활동하던 그 어느 그룹보다 기록적인 수치에서 앞서고 있으며, 데뷔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수많은 후배 그룹과 뮤지션들에게 경외의 대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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