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내가 다낭 여행 중 사생활을 지킬 수 있을까

by 조매영

코 고는 소리에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다. 침대에서 일어나 엄마 앞에 섰다. 엄마 코를 잡았다. 엄마는 그대로 한참을 자다가 뒤척인다. 반가운 모습이다. 단칸방에 살던 시절 어린 나는 항상 엄마 옆에서 잤다. 내가 잠들기 전 엄마가 먼저 잠들면 코 고는 소리에 잠들기 힘들었다. 유난히 코 고는 소리가 큰 날에는 엄마 코를 잡았는데 그러면 뒤척이더니 코 고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파워 렉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나름 즐겁게 운동했다.

세수를 하고 캐리어에서 물통과 보충제, 폼롤러를 꺼내 헬스장으로 향했다. 헬스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폼롤러를 챙겨 온 것이 주책맞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여행은 먹는 게 남는 거고 잘 먹으려면 운동을 해야 하고 운동을 안 다치게 하려면 스트레칭을 잘해야 하니까 폼롤러를 챙겨 온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운동이 끝나고 보충제를 마신다. 한국에서 보충제도 투병 비닐에 소분해서 챙겨 왔다. 마약으로 오해할까 무서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보안 검색 때 식은땀이 날 정도로 조마조마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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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말 못 찍는다. 어쩔 수 없다. 신세리티 호텔은 쌀국수와 요거트 맛집이다.

운동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가니 엄마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엄마를 깨웠다. 조금 더 자겠다고 하면서 일어날 생각을 않더니 조식을 먹어야 한다는 소리에 군말 없이 일어났다. 엄마도 가볍게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직원에게 룸넘버를 말해주고 입장했다. 음식을 먹으며 앞으로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감탄하느라 듣지 않았다. 조금 심통이 났지만 나도 엄마 아들이라 쌀국수에 감탄하느라 화난 것을 까먹었다.


오후에는 올드타운에 가기로 했다. 일단 식사가 끝나면 조금 쉬었다가 전날 픽업을 해준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배가 부른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내가 능숙하게 예약을 하고 코스를 짠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꿈에도 모르겠지. 내가 애인과 다녀왔던 스파라는 것을. 애인과 함께 했던 코스를 복습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다른 의미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절대 귀찮아서 새로운 곳을 알아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조금 귀찮기는 했다.)


스파에 가니 엄마와 나는 같은 방으로 안내받았다. 상의를 탈의하고 누우니 민망했다. 몸을 한 번 뒤집고 눈을 감고 뜨니 마사지가 끝나 있었다. 애인과 왔을 때도 그랬지만 나는 사실 마사지가 시원한지 모르겠다. 폼롤러가 더 취향이다. 엄마가 먼저 일어나 옷을 입고 그다음에 내가 일어나 옷을 입었다. 시원했냐고 물으니 엄마는 몸이 싹 풀린 것 같다고 좋아했다. 애인도 좋아했었지. 함께 여행을 가는 일이란 내가 그냥 그래도 다른 이가 좋아하면 성공한 것이다. 애인과 여행하며 배운 것이다. 애인에게 고마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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